▲ 왼쪽부터 이재규 감독의 신작 ‘역린’과 국내 최초 3D로 복원된 조선역사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KBS 미디어)

현빈 첫 사극 도전작 ‘역린’… ‘다모’ 이재규 감독의 신작
국내 최초 3D 복원, 정조의 화성행차길 ‘의궤, 8일간의 축제’

[천지일보=이현정 기자] 조선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왕 정조(正祖, 조선 제22대 왕). 극심한 당쟁과 왕 위에 서있던 신하들의 세상이었던 조선후기,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죄인의 아들’로 취급 받으며 살아온 그는 우여곡절 끝에 왕상의 자리에 앉았다.

극에 달한 당파싸움 사이에서 대통합을 구현하는 데 만전을 다했던 정조의 정치철학과 국왕이라는 삶의 내면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다.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 간 조선의 국왕 정조가 4월 스크린 점령에 나섰다.

배우 현빈의 첫 사극 도전작 ‘역린’과 국내 최초 3D 조선역사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로 보는 정조가 스크린에서 맞붙는다.

◆정조 1년에 벌어진 암살사건 ‘역린’

배우 현빈의 첫 사극 도전작으로 개봉 전부터 유명세를 탄 영화 ‘역린’은 정조 즉위 1년이 되던 해 1777년 7월 28일 존현각에 자객이 숨어든 ‘정유역변’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다. 정유역변이 일어나기 전 24시간을 다뤘다.

‘역린’이라는 뜻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왕의 노여움’을 뜻하는 말로 역린을 건드린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조는 노론과 소론의 당쟁 속에서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올라 끊임없이 암살위협을 당했다.

정조 측근에 있었던 궁녀, 병사, 내관 등이 조직적으로 연루돼 암살시도를 도왔고 정조는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측근들의 배신은 정조가 인간으로서 겪어야할 배신감과 상실감이 얼마나 극에 달했을지 가늠케 하는데 영화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스토리에 담았다.

현빈이 열연한 젊은 정조는 아픔을 가슴 속에 담아두면서 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여기에 수려한 영상미와 스펙터클한 사극액션은 영화의 볼거리를 더했다.

그러나 너무 잦은 플래시백으로 이야기 몰입도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끝까지 정조의 정치철학을 통해 영화가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노력한다.

이 밖에도 드라마 ‘이산’에서는 정조의 든든한 조력자로 분했던 한지민이 이번 영화에서 ‘정순왕후’를 맡아 정조와 지속적으로 대립한다. 매력 있는 악역으로 분한 한지민의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오는 30일 개봉.

◆조선 왕의 행렬 이야기 ‘의궤, 8일간의 축제’

‘불취무귀(不醉無歸)’ 취하지 않은 자 돌아갈 수 없다. 정조는 자신과 대립하는 신하들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잔치에 참여시키고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신하들은 정조가 국왕이 되기 전 자신의 아버지를 뒤주에 갇혀 죽게 했던 인물들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왕의 목숨을 노렸지만 정조는 어머니의 회갑잔칫날 ‘불취무귀’를 명했다.

왕에게 충성을 다하라는 무언의 메시지이며 복수 대신 용서와 화합을 추구하겠다는 뜻이었다.

국내최초 3D 조선역사 다큐멘터리 ‘의궤, 8일간의 축제’는 정조가 열었던 조선 역사상 가장 성대한 축제의 전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해 놓은 ‘원행을묘정리의궤’를 KBS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순수 우리 기술로 복원해 낸 3D 작품이다.

화성행차 8일간의 기록으로 보는 가장 화려한 조선 왕의 행렬 이야기는 왕의 권위와 함께 왕의 애민정치를 소개한다. 또 궁중의상, 궁중음식, 금속활자 및 목판화, 사도세자 사후 정조의 내면 이야기 등이 화성행차라는 주제 안에서 모두 연결돼 스토리의 풍부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아픔을 가슴에 묻어두고 화합을 외치고 나라의 진정한 주인은 백성이라는 것을 강조한 정조의 정치사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TV에서 시청자와 먼저 만남을 가졌던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판 버전으로 지난 17일 개봉했다. 내레이션은 배우 여진구가 맡았고, TV버전에서 있었던 연구가 등의 전문가 의견은 빠지고 스토리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러닝타임 7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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