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왼쪽)과 10일(오른쪽) 촬영한 강릉의 한 마을. 사흘 만에 마을이 눈으로 뒤덮였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설작업에도 ‘도시 마비’… 피해액 더 커질듯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6일간 ‘눈 폭탄’이 쏟아지면서 강원도 영동은 사실상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강원도 영동과 경상북도 일부지역에 발표된 대설특보는 11일 해제됐지만, 연일 쉬지 않고 눈이 내린 데다가 강원도 산간지역은 한파주의보가 발효 중이어서 눈이 얼어붙는 등 제설 작업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기상청은 13~14일 강원도 영동에 다시 눈이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설물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6일부터 11일 오전 10시까지 시군별 최심적설은 강릉 110㎝, 속초 80.7㎝, 대관령 74㎝ 등이다. 특히 강릉은 24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이번에 강릉에 내린 눈은 지난 1990년 138.1㎝(1월 29일부터 4일간)의 적설을 기록한 이후 가장 큰 폭설로 기록됐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11년 이래로는 3위다.

◆시내·농어촌버스 단축운행… 학교 43% 휴교

강원도에서는 강릉, 고성 등 5개 시군 39개 구간의 시내·농어촌버스가 지난 7일부터 단축 운행되고 있다. 동해안 지역을 운행하는 화물열차와 바다열차의 운행도 이틀째 중단됐다. 또 강릉 등 동해안 6개 시군의 초·중·고 207곳 가운데 43%에 해당하는 90개 학교가 전날에 이어 11일 임시 휴업했다. 임시 휴업 학교는 초등학교 71곳, 중학교 13곳, 고교 4곳, 특수학교 1곳, 유치원 1곳이다. 아울러 다른 17곳은 등교시간을 늦췄고, 3개 학교는 개학을 연기했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7개 시군 77개 비닐하우스나 축산시설 등이 붕괴해 8억 500만 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상북도도 폭설로 5개 시군 102개 농가가 피해를 입었다. 구체적으로는 비닐하우스 156동(포항 97동, 청송 9동, 영양 25동, 봉화 11동, 울진 14동), 축사 4동(돈사 2동, 우사 2동), 퇴비사 3동, 버섯재배사 9동 등이다.

◆강원도, 141억 원 특별교부세 건의

시군별로 피해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도는 1m가 넘는 폭설로 제설예산이 소진돼 남은 기간 제설대책 추진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 정부에 특별교부세 141억 원을 지원해달라고 10일 건의했다.

강원도는 “영동지역의 지형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앞으로도 4월까지 지속적인 제설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면서 “제설작업에 필요한 소요재원 확보에 어려움이 있어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인천 등 각 지역에서도 인력, 장비, 복구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가운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도 11일 폭설피해 지역에 특별교부세 등 각종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이번 눈은 습설이라 모레 예보된 대로 비가 내리면 오래된 건물이나 시설은 붕괴될 우려가 있다”면서 “제설을 서둘러 달라”고 당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