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말별/통신사별 선탑재 앱 현황. (자료제공: 미래창조과학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그간 원치 않게 선(先)탑재 된 애플리케이션(앱) 때문에 겪던 불편함이 사라지게 됐다. 오는 4월부터 출시되는 스마트폰에서는 이동통신사, 제조사, 구글 등이 선 탑재한 앱 삭제가 가능해진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미리 설치된 선탑재 앱에 대한 이용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선탑재 앱에 대한 정보를 이용자가 제공받을 수 있게 하는 ‘스마트폰 앱 선탑재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23일 발표했다. 미래부에 따르면 선탑재 앱을 삭제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에는 구글 및 통신사의 요구에 따라 제조사(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가 관련 앱을 미리 탑재한다. 이렇게 선탑재되는 앱은 기본 50~80개에 달해 메모리 용량을 불필요하게 차지하고 배터리 소모를 빠르게 해 지적을 받아왔다. 게다가 대부분 사용하지도 않는 앱임에도 삭제할 수도 없어 이용자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통신3사 중에서도 SKT가 가장 많은 앱을 선탑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일한 갤럭시S4일지라도 SKT는 25개, LG유플러스는 18개, KT는 16개의 앱을 미리 탑재했다. 통신사, 제조사, 구글로 나눠 보면 제조사가 평균 30개가 넘는 앱을 탑재해 가장 많은 앱들을 미리 깔아놓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통신사, 제조사, 구글이 선탑재하는 앱을 합치면 60~80개 앱이 탑재된다. 이번 발표된 가이드라인을 적용한다면 이중 최소 40여 개의 앱을 삭제할 수 있게 된다.

가이드라인에서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고유 기능을 구현하거나 OS를 설치·운용하는 데 필요한 앱을 ‘필수앱’으로 분류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선택앱’은 이용자가 내부 메모리에서 삭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통신사가 탑재한 앱 중 고객센터, 앱 장터, 근거리 무선통신(NFC), 와이파이 접속 등 4개 필수앱을 제외한 12∼21개 앱을 삭제할 수 있게 됐다.

제조사가 선탑재 하는 앱 중 필수앱으로 지정된 것은 전화, 메시지, 카메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14∼18개다. 나머지 13∼24개 앱은 이용자의 삭제할 수 있다.

구글이 먼저 탑재하는 13∼16개의 앱은 삭제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조사와 계약할 때 선탑재 앱을 필수앱과 선택앱으로 구분한 뒤 선택앱을 지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제조사와의 계약은 이번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체결한다.

앞으로도 각 사업자는 자사앱 선탑재를 대폭 축소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39개에서 26개, LG전자는 38개에서 28개, 팬택은 31개에서 26개로 줄일 방침이다. 또 선탑재 앱은 기능별로 하나의 폴더에 담긴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불필요한 앱이 스마트폰 전체를 차지하지 않게 한다는 것. 또한 이통사와 제조사는 선탑재 앱의 종류와 수량, 이용자가 실제 이용 가능한 스마트폰 내부저장소 크기도 공지해야 한다.

선탑재앱에 대한 삭제 기능은 각 제조사의 생산공정 변경 작업 기간을 고려해 오는 4월 출시되는 스마트폰 모델부터 적용된다.

송경희 미래부 인터넷정책과장은 “기존 스마트폰의 경우 선탑재 앱을 삭제하는 기능을 추가하면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데이터 소실, 부팅 오류 등 오작동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돼 가이드라인 적용대상에서 제외했다”며 “기존 선탑재 앱의 배터리 소모량을 줄이는 등 이용자 보호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앞으로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제조사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 구글이 참여하는 ‘스마트폰 이용자 정책 협의체’를 구성해 이행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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