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vs LGU+기술개발 단계부터 ‘최초’ 타이틀 신경전
네티즌 “용어도 어려운데 혼란만 가중시키는 꼴”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아직 시범서비스 조차 못하고 있는 기술로 SKT와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 공방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논란은 20일 SKT와 LG유플러스가 연이어 ‘3밴드 LTE-A’와 관련된 자료를 배포하면서 불거졌다.

▲ SK텔레콤과 장비제조사 직원들이 연구실에서 20MHz 1개 대역과 10MHz 2개 대역 등 총 3개 대역을 묶어 최대 300Mbps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3band LTE-A를 선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 최초로 3band LTE-A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SKT)
SKT가 먼저 자료 배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최대 300Mbps 속도의 3밴드 LTE-A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300Mbps 3밴드 LTE-A는 주파수묶음기술(CA)로 떨어진 3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LTE의 4배로 빠르게 해주는 기술이다.

SKT는 세계 최초로 기술 개발에 성공한 점을 강조하며, 오는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는 3개 광대역 주파수(20+20+20㎒)를 활용한 최대 450Mbps 속도의 무선 통신도 세계 최초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박하듯 LG유플러스는 약 1시간 후 ‘세계 최초 3밴드 CA 시연 성공’이라는 자료를 배포했다. 단순 기술 개발에 그친 것이 아니라 서울 독산사옥에서 실제로 자사의 ▲2.6㎓ 광대역 주파수 20㎒폭 ▲800㎒ 주파수(10㎒폭) ▲2.1㎓ 주파수(10㎒폭)를 묶어 최대 300Mbps 3밴드 CA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는 것. 특히 ‘개발 성공’이 아닌 ‘시연 성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사실상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SKT는 제조사 실험실 환경에서 가상의 주파수를 이용해 기술 성공여부만 확인한 반면 자사는 실제 사용 중인 주파수를 통한 시연에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주파수 확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 SKT의 속내가 의심스럽다”며 “어떤 주파수를 묶었는지도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LG유플러스가 독산사옥(서울 금천구 독산동 소재)에서 40MHz폭의 2.6GHz 광대역 주파수 대역과 20MHz폭의 800MHz LTE 전국망 대역, 20MHz폭의 LTE-A망인 2.1GHz대역을 묶어 총 80MHz폭을 활용, 최대 300Mbps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 CA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LG유플러스 직원들이 독산사옥 실험실에서 3밴드 CA기술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LG유플러스)

실제 LG유플러스 측은 3개의 주파수의 실체를 정확히 밝혔지만 SKT는 ‘1개 광대역(20㎒) 주파수와 2개의 10㎒ 주파수’라고만 표현했다.

상대 측의 주장에 SKT는 어떤 회사가 먼저 해당 기술을 상용화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양측 모두 3밴드 LTE-A 관련 칩셋 및 단말기 개발이 완료된 후 연내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처럼 실제로 상용화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두고 입씨름을 하는 이통사 때문에 소비자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기사를 통해 양측의 공방을 접한 한 네티즌은 “속도 마케팅도 좋지만 상용화나 하고서 홍보했으면 좋겠다”며 “용어도 어려운데 상용화도 않은 기술로 싸우니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7월 이통3사가 거의 동시에 광대역 LTE 전국 상용화를 하게 된 후 특별한 마케팅 이슈가 없는 상황이라 ‘속도’를 둔 최초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속도와 기술에서 앞서 간다는 이미지가 가입자수와 직결되는 이통사의 입장도 이해되지만 소모적인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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