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종교인 신년 메시지에 희망 담아 전 세계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종교계가 진실과 사랑, 화해, 평화의 신년 메시지를 통해 2014년 청마의 해(갑오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톨릭이 ‘세계평화의 날’로 정한 1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해 첫 미사에서 세계의 평화를 위한 결속 강화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도와 순례자 등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전 세계가 서로 존중하고 다양성을 받아들이며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형제들의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AFP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교황은 전 세계 12억 가톨릭 신도와 세계인들에게 전쟁 등의 폭력을 중단할 것을 강조하는 한편 대화를 통해 지구촌에 평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이 폭력의 길을 중단해야 한다. 폭력과 불의가 우리를 무관심하거나 무기력하게 하도록 그냥 둘 수 없다”며 “2014년은 좀 더 정의롭고 결속이 강화된 사회를 건설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전쟁으로 찢긴 세상에서 좀 더 강력한 형제애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 쏟아져 나와 더 많은 대화를 촉구해야 한다”면서 “(세계평화 증진을 위해) 올 한 해 강인함, 용기, 희망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새해 메시지를 밝혔다.

◆불교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용서”

한국 종교계 지도자들은 갑오년 새해를 맞아 신년 법어와 메시지를 통해 사랑, 진실, 화해, 평화를 이야기하며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최고 큰어른) 진제스님은 신년 법어에서 “누적된 과거의 폐습, 반목과 갈등은 지난해에 잊혀 보내고 국가와 지구촌의 행복한 내일을 우리 모두 다 같이 염원하자”며 “갑오년 한 해엔 물과 같은 덕행으로 고통받고 소외된 이웃이 없도록, 다투는 이웃이 없도록 서로를 내 몸같이 사랑하고 용서하며 통일과 세계평화를 앞당기자”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우리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진실과 화해의 기운이 절실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서로 한 발짝씩 다가가 손을 잡으면 못 이룰 행복이 무엇이며, 못 이룰 평화가 어디 있겠느냐”며 “과도한 욕심과 잘못된 성냄에서 벗어나 진실의 눈과 자비의 손길로 우리 스스로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 “소외된 이웃에 사랑·관심”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는 “우리 주위에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기다리는 소외된 이웃은 없는지 살피고 그들의 편이 돼줘야 한다”는 내용의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염 대주교는 “물질적인 도움뿐만 아니라 내가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로 누군가는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구나 행복한 사람을 소망하지만 사실 행복은 우리 마음 안에 있다”며 “이미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이와 나누며, 이웃과 사랑하는 삶을 산다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고 밝혀 사랑을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했다.

◆개신교 “사회 아픔 치유와 교회 개혁”

한국개신교계는 사회 참여와 교회 내부 개혁을 강조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새롭게 밝아오는 2014년은 모든 아픔이 치유된 세상,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이기를 바란다”며 “약자와 강자라는 대립이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는 마음을 나누는 세상, 민족이 화해하고 하나 되는 세상이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교회의 교회됨을 회복해야 한다. 또 우리 사회의 산적한 과제들에 대해 교회가 참여해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도 “새해 새 아침에 우리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갱신하고 개혁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면서 “이웃과의 담을 높이 쌓고 스스로 자고했던 과오를 회개해야 하겠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경산 종법사는 신년 법문을 통해 “감정적으로 판단하고 순간의 편안함과 눈앞의 이익만을 따라가는 짧은 생각, 그릇된 생각은 불행을 자초하며 어둡고 괴로운 길로 인도한다”며 “새해에는 자신과 세상을 여유 있게 바라보고, 사리 간에 심사숙고하며, 상(相) 없는 덕을 베푸는 활불(活佛, 살아 있는 부처)이 되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