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 파업 나흘째인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철도공사 수색차량기지에 운행을 하지 않는 열차들이 정차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화물열차 운행률 평시 대비 30%… 노사 갈등만 커져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전국철도노조 파업이 나흘째로 접어들었지만 노사협상이 전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파업 장기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 측은 연일 파업 동참 노조원을 직위 해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코레일 이사들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는 등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파업 여파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평시 대비 30% 수준에 머물러 ‘물류대란’까지 우려되고 있다.

12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에 찬성한 코레일 이사 12명을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 따라 철도시설은 국가가 소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이사회의 결의는 철도사업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철도노조는 KTX 자회사 설립을 의결한 코레일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서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철도노조의 파업에 코레일도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코레일은 철도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파업에 참여한 철도노조원들에 대해 직위해제 처분을 내리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또한 코레일은 파업 첫날부터 김명환 노조위원장 등 전국 노조 집행부 194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오전 8시 현재 KTX, 통근형동차, 전동열차, ITX는 100%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각각 75%, 68%의 운행률을 보였다.

파업 동참 인원은 7367명, 파업 참가율은 36%로 나타났다. 전날까지 파업에 참가했던 노조원 중 618명이 업무에 복귀했지만 노조원 640명이 추가로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도 이번 철도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엄정히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11일 철도파업에 대한 정부합동 담화문을 통해 “불법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물류 운송 차질도 심화되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은 파업 첫날 48%, 둘째 날 38%, 셋째 날 37%로 연속으로 감소했고, 이날도 오전 8시 현재 32.9%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컨테이너 등 물류 운송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량이 부족해 업체들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 파업에서 복귀하는 기관사는 물류 수송 쪽으로 배치하는 등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오는 14일 전국 철도 노동자 상경투쟁과 함께 파업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코레일 관계자는 “노사 간의 해결책을 계속 찾지 못하다 보니 장기화가 될 분위기”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전면파업에 들어가면 필수지정인력(열차 운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력)도 빠져나가게 된다”며 “현재 100% 운행하는 KTX도 단계별로 운행률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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