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선 안랩 대표

‘IT산업의 산 역사’ 김홍선 안랩 대표 사임
안철수 “IT소용돌이를 지내온 인물”
매출 500억원에서 1300억원으로 올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개척하는 대표이사로서의 임무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는 검증된 기술의 사업 정착과 내실 경영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경영인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홍선 안랩 대표가 4일 갑작스럽게 사임의사를 밝혔다. 지난 2008년 8월 안랩의 4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래 지난 5년 4개월간 안랩을 이끌어왔던 김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기를 앞두고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전문 경영 후임자에게 서둘러 대표이사 자리를 넘기겠다는 것이다.

IT 소용돌이 역사 속에서 고생해서 안랩의 기본 골조를 세웠다면 이제는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워서 완성을 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랩의 창업자인 안철수 국회의원은 김홍선 대표에 대해 “우리나라 IT 인터넷 산업의 초기부터 벤처 열풍으로 뜨거웠던 2000년대 초반을 거쳐 침체기와 제2의 벤처 붐, 그리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급속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를 지나온 살아있는 역사”라고 표현했다.

그가 우리나라 IT산업의 산 역사라는 것은 그의 책 ‘누가 미래를 가질 것인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우리는 변화를 주시하면서 그 속에서 이 시대를 제대로 살기 위한 시대의 코드를 읽어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IT 산업의 격변기 속에서 수많은 고민 끝에 얻어낸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처음 대표로 선임됐을 때 받은 임무는 V3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개발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이었어요. 국내 IT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도 안랩은 미래를 위한 R&D 투자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을 갖췄지요.”

김 대표의 재임 기간 중 안랩은 국내 패키지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김 대표의 입사 초기 500억 원대의 매출을 1300억 원대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는 컴퓨터 백신 영역에 머물렀던 사업 구조를 다각화했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국민 백신으로 알려진 안랩의 대표 제품 V3를 새로 설계해 제품 무게감과 검사 속도 진단율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한 클라우드 기반의 악성코드 분석 인프라인 ASD(AhnLab Smart Defense)를 구축해 안랩의 제품 및 서비스의 핵심 기술 인프라로 만들었다. ASD는 2011년 3.4 디도스 대란 당시 악성코드와 배포지를 조기 탐지해 선제 방어에 성공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또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전에 없던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공장 자동화 보안 솔루션 트러스라인(TrusLine)은 국내는 물론 중국 내 주요 공장에 공급됐고, 모바일 백신은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APT 전용 솔루션인 안랩 MDS(트러스와처)는 APT 방어 관련 권위 있는 국제 평가기관인 NSS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안랩은 현재 네트워크 보안 사업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고, 보안 관련 컨설팅 서비스는 6배, 보안 관제 서비스는 2.5배 성장했다. 지능적 공격에 전방위로 대응하는 차세대 융합 관제 플랫폼도 만들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안랩은 이제 국내 최강의 소프트웨어 R&D 조직이 됐습니다. R&D부터 서비스에 이르는 종합 보안 회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됐기에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안랩의 차기 대표는 현재 선정 중이다. 김 대표는 당분간 재충전을 하며 저술 활동을 할 계획이다.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자신의 경영 전문성과 글로벌 경험을 발휘할 기회를 기다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홍선 대표 약력(역순)

안랩 최고경영자(CEO) 선임(2008)
안랩 최고기술책임자(CTO) 역임
안랩이 시큐어소프트 정보보안 사업 인수(2007)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시큐어소프트 한국기업 최초 펀드 투자
정보보호 전문 벤처기업 시큐어소프트 창업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 선임연구원

텍사스 주립대 연구원
미국 퍼듀(Purdue) 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학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