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남도 합천군 해인사 장경판전에서 대장경축전에 전시될 팔만대장경 진본 여덟점이 이운되고 있다(위).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게시물(10월 14일 발의) 화면 캡처(아래)

온라인서 한글명 표준화ㆍ영문명 변경 범국민 서명 운동
‘Goryeo Daejanggyeong’ 또는 ‘Palman Daejanggyeong’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최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팔만대장경의 영문표기를 놓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두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장경 영문표기를 바꿔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고, 해인사, 대장경축전조직위원회, 경남 합천군 등 관계기관도 긍정적인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일 서울에서 열린 ‘대장경축전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로버트 버스웰 UCLA 교수는 “대장경의 영문표기를 ‘삼장(Tripiṭaka Koreana)’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대장경의 위대함에 위해(危害)를 가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버스웰 교수는 대장경을 ‘삼장(Tripitaka)’ 또는 ‘세 개의 바구니’로 인도 삼장의 범주에 가둔 듯한 영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고려대장경에 위해를 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장경에 대한 국내의 모든 공식, 비공식 영문표기는 물론이고 유네스코에서도 산스크리트어-라틴어 혼합어인 ‘Tripitaka Koreana’로 대장경을 표기하고 있다.

삼장(三藏, Tripitaka)이라는 명칭은 인도에서 경을 모은 경장(經藏), 율을 모은 율장(律藏), 논을 모은 논장(論藏)을 합해 삼장이라고 부르는 데서 유래했다.

실제로 대장경은 인도의 삼장에 포함되지 않은 다양한 문헌 형식들이 들어가 인도 삼장의 범주보다 훨씬 넓어 ‘삼장’이라는 명칭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전 세계의 자연, 유물, 기록 등 문화유산 명칭도 현지 발음표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통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4일 저녁부터 다음 아고라 이슈토론방을 통해 이슈청원을 주도하고 있는 닉네임 이지닥터는 우리말 고유명사인 ‘고려대장경(Goryeo Daejanggyeong)’ 또는 ‘팔만대장경(Palman Daejanggyeong)’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어느 명칭이 백 년, 천 년 후까지 대장경의 존재가치와 위대함을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지를 판가름할 역사적인 청원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장경축전조직위원회와 경남 합천군은 한글명 표기에 찬성하는 의견이 일정 수 이상일 경우 문화재청과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수정할 것을 신청하고, 대장경 한글표기의 표준화 및 영문표기를 우리말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법보종찰 해인사 측도 국민의 뜻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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