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14일 북한 평양 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 클럽역도선수권대회 남자 주니어 85㎏급 경기에서 김우식 군이 우승을 차지하면서다. 이는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또 하나의 기쁨과 감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국경과 민족이 없는 스포츠를 통해 남북이 신뢰를 쌓고 좀더 가까워질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된 것이다.

북한 스포츠 행사에서 애국가가 연주된 것은 물론 태극기가 내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엔 우승자인 김우식 군과 이영균 군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면서 태극기 2개가 나란히 걸리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날엔 여자 주니어 69㎏급에 출전했던 권예빈이 동메달로 태극기를 게양대에 올렸다. 개막식에선 한국 선수단이 북한에서 열린 공식행사 사상 처음으로 태극기를 든 채 입장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동안 북한에서 열린 남북 참가 행사가 적지 않았지만, 북한이 애국가 연주와 태극기 게양을 불허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북한의 이 같은 변화상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남북 대화 분위기와 맞물려 이산가족 상봉과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 작업도 순항 중이다. 이처럼 스포츠, 경제, 인도적 분야에서 남북의 진지한 노력들이 쌓이면 남북 간 신뢰회복의 길도 멀지 않을 것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이런 북한의 첫걸음을 보니 스포츠라는 친근한 분야에서부터 차근차근 남북이 신뢰를 쌓다 보면 평화 번영의 미래를 함께 꿈꾸는 남북관계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고 했다.

2014년에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은 남북의 평화 분위기를 끌어갈 좋은 기회다. 조직위는 북한팀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 응원과 공동 입장 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북한의 참가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생명으로 하는 스포츠 정신은 정치와 이념을 넘어 남북이 마주하기 좋은 통로다. 이런 노력으로 남북 신뢰 회복의 물꼬가 트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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