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대 대표회장 선거 돌입
이달말 정기총회서 회장선출
한기총 정상화 목표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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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연합회관 전경.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대표회장 공백 사태로 3년여간 임시대표회장 체제를 지낸 보수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 제28대 대표회장 선거에 돌입했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가 단독 등록해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향후 한기총의 향방에 개신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기총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정 목사는 지난 31일 한기총 회원 단체인 한국기독교정책연대 대표 자격으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정 목사는 후보 등록 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기총 정상화와 연합기관 통합 이 두 가지를 이루기 위해 결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선거운동 기간이며 이달 말 한기총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개신교 특히 보수 개신교 연합기관의 통합과 한기총 정상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기총은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선출한 총회결의가 무효라는 법원 본안 판결 이후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임시대표회장 체제로 운영됐다. 

한기총은 정상화를 목표로 1월 말 정기총회 일정을 계획, 대표회장 후보자 공고를 냈다. 전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1~2명이 후보 물망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후보자 등록 접수 시한인 지난 16일까지 후보 등록이 한 건도 접수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기총 실권을 놓고 내부 권력다툼 격화가 결국 이런 사태까지 빚었단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한기총 임원회는 정권 퇴진 운동과 보수 세력을 이끌어온 전 목사를 비롯해 임시대표회장을 반대하던 회원 목회자들에게 3년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들은 자격정지 징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냈으며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한기총이 현재 둘로 나뉘어 극심한 분열을 겪고 있는 만큼 정상화까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1989년 창립된 한기총은 대부분의 한국 보수 개신교단이 가입해 오랫동안 한국 개신교의 대표 연합기구이자 얼굴로 여겨져왔다. 그러다가 잇단 금권선거와 내부 비리 끝에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갈라져 나가는 등 분열을 계속해 현재는 교세가 전체 개신교 신자의 3%에 불과한 소수 연합체로 전락했다. 특히 전 목사 대표회장 재임 시절, 정치적 집회와 ‘대통령 하야’ 같은 정치적 막말로 정체성 측면에서 개신교는 물론 일반인들의 눈총과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기총은 보수 개신교의 상징을 띤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사단법인 관장기관으로 등록돼 있기도 하다. 이름뿐인 한기총이라고 해도 한기총이 지닌 역사성 등은 무시받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대표회장 선거를 계기로 한기총 정상화를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 목사는 정견발표회에서 “한기총 정상화는 물론 분해돼 있는 3개 연합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일에 두 팔을 걷고 나서겠다”며 “한기총이 한국교회와 사회, 정부로부터 인정받고 명실공히 한국 기독교를 대표하는 영향력 있는 기관으로 다시 일어서는데 밑거름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에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기총이 중심에 서서 한국교회를 변화시키고 제2의 부흥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먼저 연합기관이 하나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목사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화를 시도하겠다”며 “임기 동안에 하나되지 못한다면 그 기틀이라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기총의 새 선장이 선출되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다른 연합기관과의 통합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기총과 한교연, 한교총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이 넘도록 대표 회동을 통해 통합 공감까지 진전시켰지만, 이단과 정체성 문제로 사실상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교연과 한교총 측도 통합을 우선 과제로 뽑고 있기는 하다. 

한교총 대표회장인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최근 한교총 기자간담회에서 “연합기관은 하나돼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의 활동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또 한교연은 앞서 보수 연합기관 완전 통합에 대해 “한기총이 임시대표체제를 끝내고 정상화하면 조건없이 즉시 통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한기총은 오는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3층 대강당에서 2023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대표회장을 선출하는 가운데 신임 대표회장이 내부 갈등을 봉합하고 한기총이 이전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정상화 성패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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