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기만 해도 성공한 것”
“코로나 재확산에 걱정많아”
규제 완화에 노점 찾는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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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재빈 기자] 2022년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휴일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썰렁했던 지난해 성탄절과 달리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명동을 비롯한 서울의 명소에 인파가 몰렸다.ⓒ천지일보 2022.12.31

[천지일보=김누리, 이재빈 기자] “새해에는 다 필요 없고 건강이 제일입니다. 내년에는 건강하기만 해도 성공한 거라고 생각해요.”

2022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토요일인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만난 주연우(35, 여, 서울 서초동)씨는 아이들을 챙기며 이같이 말했다. 

주씨는 “아이들이 원래 건강이 안 좋아서 무척 조심했는데도 재확산 추세에 온 가족이 코로나19에 걸려 힘들었다”며 “야외 마스크가 해제됐더라도 단단히 마스크를 끼고 내년을 맞을 거 같다”고 말했다. 

주씨의 말처럼 ‘검은 호랑이의 해’였던 2022 임인년(壬寅年)은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됐지만 재확산 양상을 보이는 등 코로나19에 불안함을 호소하는 한편 새해 소망으로 입을 모아 ‘건강’을 강조하는 시민들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야외 마스크 해제 등 규제 완화에도 서울 명동 거리에서는 길거리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해넘이를 보러 가기 전 가족들과 명동에 들렀다는 박시영(21, 여, 서울 반포동)씨는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는 것을 새해 소망으로 삼고 있다”며 “가족들 전부 코로나19에 한 번씩 걸렸는데, 그나마 별 탈 없었지만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서 재감염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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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이재빈 기자] 2022년 마지막 날인 31일 서울 명동거리가 나들이 온 시민으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2.31

방역조치 완화에 명동 거리의 노점상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연말 분위기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의 손에는 붕어빵, 닭꼬치 등 노점음식이 하나씩 들려있는 모습이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을 의식해 통행이 적은 골목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다수 있었다. 

노점상에서 친구와 함께 닭꼬치를 사먹던 유학생 안젤리에(24, 여, 크로아티아)씨는 “코로나19가 여전한데 새해에는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학업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싶다”며 “얼른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 행복한 삶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로버트(34, 남, 호주)씨도 “코로나19로 해외 활동에 제한이 많았던 만큼 내년에는 세계여행을 다시 하고 싶다”며 “상황이 나아지진 않았지만 규제라도 완화됐으니 새해에는 본격적으로 여행을 재개할 것”이라며 밝게 웃어보였다. 

노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매출이 반짝 올랐지만 상인들은 연신 울상을 지었다. 코로나19 동안 발생한 손실을 메우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떡갈비 가게를 운영하는 김한주(가명, 남, 47, 서울)씨는 “아무리 상황이 좋아졌다지만 그것도 오래된 건 아니다”라며 “매출이 없다시피 했던 때가 상당히 길었다. 지금도 연말이니 사람이 북적이는 거지, 내년엔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근심이 남아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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