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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전경. ⓒ천지일보DB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지난 30여년간 한국 개신교를 좌지우지할 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하며 보수 개신교 아이콘으로 불렸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그러나 금권선거 논란 등으로 한국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예장통합을 비롯한 주요 대형 교단들이 대부분 탈퇴해 허울뿐인 연합기구란 평가가 무성했다. 

직전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 사퇴 이후 임시대표회장을 중심으로 최근까지 ‘한기총 재건 움직임’이 일었으나 긍정적 앞날을 기대하기는 버거워 보인다. 최근 한기총 사무실이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은 강제 경매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한기총은 15일 체납된 사무실 임대료의 일부를 납입함으로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부동산 경매절차가 3개월가량 연기됐고 건물 경매 위기를 넘겼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한기총에 따르면 체납된 임대료는 약 4억원이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재임하던 2019년 7월부터 임대료가 체납됐고, 2020년 2월부터 민사소송이 제기된 이래 지난 5월 10일 강제 경매 절차에 돌입했다.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으나 앞으로 넘을 산이 많다. 한기총은 현재 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에 대한 내부 반발과 극심한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경영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이날 김 대표회장에 반발하는 ‘한기총임시총회준비위원회’ 회원 50여명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 대표회장이 결과적으로 한기총 재정을 악화시켜 경매에 이르도록 만들었다”며 즉각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5월 10일 (한기총 건물에 대한) 경매가 시작됐음에도 임원회와 실행위 그리고 임시총회에 보고하고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보고하지 않았다”며 “그동안 회비 및 후원금 받은 돈으로 경매를 막지 않고 결국 경매를 진행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기총 대표회장의 임기는 1년임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회장은 후임 대표회장을 선출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다”며 “한국 기독교 대표기관 한기총의 정상화를 위해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한기총은 “한기총은 경매절차가 진행되는 것을 법원으로부터 확인한 후 긴급 임원회를 열어 한기총의 임원과 회원 등이 자발적으로 성의껏 출연하기로 하고 동시에 한기총의 사정을 내·외부에 공개해 차입 또는 후원을 요청하기로 하되 차입의 경우 차용증서를 작성해 주기로 결의했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회장은 “일부 회원교단 등이 경매절차에서 매수하겠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염려하는 교회 및 목사님들이 뜻을 모아주셔서 경매절차가 연기됐다”며 “애써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한기총 회원들이 하나 돼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기총은 사무실 관련 문제를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임을 밝히면서 한기총을 위해서라도 근거 없는 억측으로 한기총을 음해하고 비방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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