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진정성 유무 판단… 내각 책임참사 보낼 수도

▲ 북한 김양건 통일선전부 부장. (사진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남북 장관급 회담이 9일 사실상 확정되면서 북측 장관급 대표로 누가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실무접촉 대표단은 이날 판문점에서 열린 회담에서 오는 12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서울에서 여는 데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이 이뤄지면 남측에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수석대표로 나설 전망이다. 북측의 통일부 장관에 해당하는 인물은 김양건 통일선전부 부장이다. 이 때문에 그는 류 장관의 가장 유력한 협상 파트너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김 부장은 북한 정권에서의 영향력이 큰데다가 대남 정책통으로 평가받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지난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주도했고, 2009년엔 싱가포르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였던 임태희 전 노동부 장관과 비밀회동을 열고 3차 정상회담 협상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가 북측 수석대표로 나오면 회담 결과에 상당한 힘이 실릴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우리 정부가 이번 실무접촉에 앞서 전통문을 김 부장 앞으로 보낸 것도 사실상 김 부장을 협상 파트너로 원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되고 있다. 이번 회담이 대화 국면에서의 첫 고위급 접촉인 만큼 김 부장은 대화의 진정성을 북한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지금까지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보여준 전례로 볼 때 김 부장이 회담에 직접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북한은 실제로 지난 2007년 2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 당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를 보낸 바 있다. 책임참사는 장관보다 직급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 측 회담 대표는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었다.

이번에도 북한이 김 부장을 내세우지 않고 책임참사를 대신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원동연 통일선전부 부부장이 카운터파트너로 나설 수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오랜 만의 장관급 회담인 만큼 북측이 ‘격’에 맞는 대표단을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장관급 회담에 걸맞은 북측 수석대표의 지위와 대표단 구성이 중요하다”며 김 부장의 방문을 요구했다. 북측이 대화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김 부장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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