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드라마 명계남의 마지막‘ 콘트라베이스

▲ 배우 명계남이 올해 첫 연극 무대로 1995년 국내서 초연한 모노드라마 명계남의 마지막 ‘콘트라베이스’를 선택해 오는 6월 대학로를 찾는다. (사진제공: (주)문화아이콘)

[천지일보=김성희 기자] 배우 명계남이 초연했던 ‘콘트라베이스’로 대학로 무대를 찾는다.

1973년 에드워드 올비 ‘동물원이야기’를 시작으로 배우의 길을 걸어온 지 40년, 엄청난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발산해왔다. 이 엄청난 에너지의 근원은 바로 연극이다.

배우 명계남은 “언제나 연극을 갈망하고 연극을 통해 에너지를 쌓으며, 연극하는 동안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런 그의 첫 선택은 언제나 연극 ‘콘트라베이스’였다.

올해 그는 2~3편의 연극을 더 올릴 계획이다. 오는 9월에는 오태영 작가의 신작 ‘1번. 혹은 전설의 고향’, 겨울에는 이윤택 연출과 함께 ‘파우스트’를 무대에 올린다. 이 모든 연극에 앞서 택한 무대는 ‘콘트라베이스’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작품을 연기하는 배우, 화려한 주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소외당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의 사랑을 스스로의 삶이라 칭하는 배우 명계남. 매 공연 음악과 인생의 깊이를 추적하고 매 순간 파란을 일으켰기에 40년 연기 인생의 2막을 펼치는 신호탄은 벌써부터 연극계와 관객을 들뜨고 설레게 한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 가장 구석 저편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악기지만 그 몸집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는 거의 받지 못하는 악기가 ‘콘트라베이스’이다.

작품은 이러한 오케스트라의 모습을 우리 사회와 연결하고 콘트라베이스 주자의 마음을 이 시대 소시민의 모습으로 대변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 중 가장 거대한 비중을 차지함에도 목소리 한번 크게 내는 것이 어려운 우리의 삶은 콘트라베이스의 낮은 울림과도 같다.

1995년 배우 명계남에 의해 국내 초연된 이래 여전히 작품이 애틋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직도 달라지지 않은 소시민의 낮은 울림 때문일 것이다.

연주가 끝날 때까지 두 손의 굳은살이 찢어져 피가 흐른 채 연주한다. 하지만 자신만을 위한 갈채 한 번 기다리지 않는 콘트라베이스 주자는 결코 연주자로서의 신세타령을 하기 위해 무대에 서는 것은 아니다.

온 마음과 열정을 다해 메조소프라노 가수 ‘사라’를 사랑하고 있으나, 정작 그녀는 이 콘트라베이스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 자신의 존재를 알릴 방법조차 없는 주인공은 철저한 계급조직으로 이뤄져 있는 오케스트라 조직구조 안에서의 콘트라베이스라는 위치가 더욱 처절하게 다가온다.

그런 콘트라베이스 주자가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생각해 낸다. 비록 자신은 오케스트라라는 계급사회에서 파면을 당하더라도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겠다며 연주회장으로 걸음을 옮기는데….

‘콘트라베이스’의 원작자인 파트리크 쥐스킨트(Patrick Suskind)는 독일 암바흐에서 출생했다. 뮌헨대에서 역사학을 공부했고, 일찍부터 시나리오와 단편을 썼다. 별로 시선을 끌지 못하던 그는 34세가 되던 때에 어느 작은 극단의 제의로 쓰게 된 ‘콘트라베이스’가 성공을 거두게 됐다.

콘트라베이스 연주자인 한 예술가의 고뇌를 그린 남성 모노드라마인 이 작품은 ‘희곡이자 문학작품으로서 우리 시대 최고의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좀머씨 이야기’를 발표해 또 한 번 전 세계 독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체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모든 수상을 거부하며 은둔자로 살아가고 있다.

이번 모노드라마 명계남의 마지막 ‘콘트라베이스’는 오는 6월 14일부터 7월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막을 올린다. 좌석은 일반 4만 원, 학생 3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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