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균 (주)동명에이젼시 대표이사

 

박근혜정부 출범이후 최대의 화두는 창조경제와 행복한 복지국가건설이다. 국가경제순위 10위권에 위치한 우리나라만큼 살기 좋은 나라도 해외출장을 자주 해본 필자가 느끼기에는 지구상에서 드물다고 생각한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피는 야생화며 오뉴월의 녹음방초에 구시월의 단풍이며 겨울산의 하얀눈을 바라보면서 오손도손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행복 불감증에 걸린 국민이 많은 나라 또한 우리나라임을 볼 때, 행복도 넘치면 도리어 행복불감증에 걸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 국민들은 매일 쏟아지는 복지타령에 마치 행복의 복권이라도 당첨된 양 기쁜 생각도 하게 되지만, 문제는 정부가 제시한 국민복지를 위한 재원조달 방식을 보고는 상당히 당황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IMF 이후 우리나라는 전체 국민의 중심축인 중산층이 무너져 버린 후 아직까지 중산층 복구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따지고 보면 정부가 개개인의 행복까지 책임질 수는 없는 것임으로, 정부는 행복과 복지를 국민 개개인에게 나누어 주려고 하지 말고, 행복과 복지를 일구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국민에게 일러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네 보통사람들은 행복이란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란 사실을 잘 모른다. 만약 행복이 채움으로 성취될 수 있다면 우리는 60년대 말 국민소득 100달러의 배고픈 시대에서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먹거리가 넘쳐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2만 달러 국민소득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행복지수는 크게 나아진 게 없다. 물론 행복지수란 것이 의식주만을 두고 평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와 물질적인 행복에 대하여 행복 불감증에 걸린 우리 국민은 또 다른 행복을 찾고 있지만, 바로 현재 나의 삶이 행복이란 것을 잊고 산다. 행복이란 결코 물질로 채울 수도 없거니와 다른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꾸어야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만큼 우리는 행복에 다가갈 수 있다. 주어진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은 자신의 불행함만 느끼게 되어, 남의 행복한 모습만을 쫒아가는 사람으로 변해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누가 채워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과거를 회고해보면 일반서민들은 춘궁기에는 굶는 것이 다반사였지만 불행하다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행복이란 물질로 채울 수 없는 마음의 여유에서 나오는 것임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황금만능시대에 물욕으로 오염된 우리들이 행복을 물질로 채우려고 해서는 행복을 느끼기는커녕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일류병과 물질만능 풍조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행복할 수 없으며, 이것이 모든 국민의 불행의 씨앗을 잉태하는 원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행복 불감증에 걸린 현대인들은 정말로 불행한 사람들이다. 과유불급이라 했듯이 행복도 지나치면 불감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바쁜 일상을 잠시라도 접어두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행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줄 수도 없으므로, 내 스스로가 먼저 행복을 느껴야만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물질이나 다른 곳이 아닌 바로 우리의 마음자리로부터 찾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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