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도르릭 나르스 유적 발굴展

▲ 몽골 대표 유목민족인 흉노족의 무덤 발굴조사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도르릭 나르스 T1호 무덤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몽골 대형 흉노무덤서 금제 장식 목관 발견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지난 2010년부터 1년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이 몽골의 발굴조사팀과 함께 진행한 학술조사를 통해 약 280기의 흉노 무덤이 확인된 바 있다.

일명 ‘도르릭 나르스 유적’이라 불리는 이 유적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동북쪽으로 약 450㎞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한-몽 학술조사팀의 공동 정밀 조사를 통해 약 280기의 흉노 무덤이 확인됐다.

이 중 ‘T1호’ 무덤은 무덤길(墓道, 묘도)이 있는 네모난 형태로, 무덤길을 포함한 길이가 총 55.5m이며 지금까지 몽골에서 발굴된 흉노 무덤 중에서 대형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장소 지하 15m 아래에서는 이중의 나무덧널(목곽)과 나무널(목관)이 조사됐는데, 도굴된 상태였지만 나무덧널과 나무널 주변에서 많은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나무덧널의 상부에는 햇살가리개가 달린 마차가, 내부에서는 마차를 끄는 말에 사용한 많은 말갖춤이 발견됐다. 또 금으로 장식된 목관을 비롯해 대형 옥벽 3점도 나왔다.

T1호 주변에는 총 11기의 배장묘에 대한 발굴조사가 이뤄졌는데, 이들 묘는 생전에 T1호 무덤 주인공과 깊은 관계가 있는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 몽골 대표 유목민족인 흉노족의 무덤 발굴조사 성과를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도르릭 나르스 T1호 금제 장식 목관(왼쪽), 흉노 무덤 출토 금속용기(위), 장신구(가운데)와 T1호 무덤 출토 옥벽 (사진제공: 국립중앙박물관)

흉노 무덤의 이러한 발굴조사 성과를 소개하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30일부터 테마전 ‘초원의 대제국, 흉노–몽골 발굴조사 성과전’을 개최한다.

이번 테마전은 국립중앙박물관이 1997년부터 진행한 한-몽 공동 학술조사의 성과 중 2010년과 2011년에 조사한 도르릭 나르스 T1호 무덤과 주변 배장묘의 조사 성과를 소개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전시는 이러한 발굴 성과를 토대로 크게 흉노를 소개하는 도입부와 발굴한 대형 무덤 T1호를 소개, 흉노 무덤의 특징을 소개하는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도입부에서는 역사 기록에 나타난 흉노, 몽골 내 흉노 유적, 그리고 이번 전시 대상인 도르릭 나르스 유적을 자세히 소개한다. 다음으로 T1호 무덤의 발굴 과정과 성과를 영상으로 소개하고, 전시실 중앙에는 금으로 장식된 목관을 일부 복원해 선보인다.

또 목곽 위에 부장한 마차의 바퀴를 현지에서 그대로 가져와 보존처리한 것과 함께 이를 토대로 실물로 복원한 마차의 바퀴를 전시한다.

마지막에는 흉노 무덤에서 확인되는 장례 풍습과 제사를 동물뼈와 사람뼈, 토기와 청동용기 등을 이용해 소개한다. 관람객은 문헌 기록에만 전하던 흉노의 장례 풍습을 실제로 확인할 좋은 기회다.

박물관 전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그동안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흉노 대형 무덤의 구조와 특징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북방 문화와 우리 문화와의 관련성을 검토하는데 기초 자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5월 11일부터 1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 으뜸홀에서는 해설이 있는 몽골 전통 음악을 공연이, 박물관 외부 공간에서는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 체험이 마련된다. 주말을 이용해 일반인과 몽골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몽골국립박물관장 초청 특강도 열릴 예정이다.

한편 흉노족은 신라의 김씨 왕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설로 유명하다. 춘추전국시대부터 한나라(대략 기원전 4세기~기원전 1세기)에 걸쳐 중국 북방에 거주한 유목 민족이다. 흉노의 특징은 유목 경제의 기초 위에 행정, 군사, 사회 생산의 삼위일체를 이루는 점이다. 이 형식은 다른 북방 초원 민족들에게도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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