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인터뷰] “‘나’를 버리니 소리 들어와”
[리얼인터뷰] “‘나’를 버리니 소리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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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일 김희정 교수가 피아노 앞에서 노래 한 곡을 선보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리얼인터뷰] 김희정 한국음악예술문화원(KOMA) 대표
노래, 삶의 희망이 되다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더 깊이.”
“가슴을 열어.”
“더 깊이~.”

지난 20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한 연습실에서 뮤지컬 ‘모차르트’ 중 ‘황금별’을 부르는 소녀가 있다. 그 옆에서 피아노 반주를 넣으며 노래를 지도하는 선생이 있다. 소녀의 발성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터라 지도 선생의 목소리는 매섭기만 하다. 하지만 레슨이 끝난 후 소녀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선생. 그는 학생에게 “몸에 에너지가 없다.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서는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며 “오늘 운동하면서 몸을 풀어라” 하고 말한다. 연습 때와 달리 소녀를 다독이는 선생. 그는 한국음악예술문화원의 대표, 김희정(67) 교수다.

김 교수의 첫마디는 “노래를 가르치는 게 사명”이라며 “나를 버린 후에야 얻은 기회이기 때문에 소중하고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그는 잘나가는 성악가이자 교수였다. 100회가 넘는 오페라에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라 프리마돈나로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주변에서 그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고 공부하고 또 공부했다.

“수십 년간 성악을 공부해도 한계에 부딪히더군요. 울림이 강한 소리를 내고 싶었으나 도저히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소리를 찾으려 미국에 건너가 (성악계의 대가) 10명 이상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더군요. 이때 성악생리학을 배우면서 제가 내지 못하는 부분을 짚어내고 고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소리를 찾았습니다.”

그는 소리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공부했다. 정말 이번이 아니면 ‘끝이다’ 할 정도로 소리 찾기에 집중했다. 진심 어린 노력에 하늘이 감동한 것일까. 김 교수는 드디어 원하는 소리를 찾았다. 하지만 그는 돌연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뻐서 노래를 더 불러도 모자를 판에 그의 결정은 뜻밖이었다.

“소리를 배운 후에 성악을 하지 않겠다고 했죠. 소리를 얻은 것만으로 만족했습니다. 더는 노래를 불러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김 교수가 신(神) 앞에서 ‘성악 금지’를 선언했으나 노래의 끈을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공백기가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다시 성악을 하기 시작했다. 다만, 직접 나서지 않고 진심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신의 계획이라고 굳게 믿는다.

“현대인 대부분은 옳고 그른 소리를 모릅니다. 저는 소리를 어떻게 내야 정상인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완벽한 소리를 구현하면서 작곡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느끼고 나타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의 달란트를 주님의 뜻에 따라 사용할 뿐입니다.”

김 교수는 성악생리학을 배운 덕에 성악뿐만 아니라 뮤지컬, 가요 등 가르치는 영역을 넓혔다. 바른 자세와 정신이면 어떠한 노래도 소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노래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매개체입니다. 정확한 방법으로 노래를 부르면 자신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노래를 정확하게 부르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에 한국음악예술문화원(KOMA)을 개원했습니다.”

문화원에는 예고 재학생부터 주부, 비보이(B-boy) 등 다양한 사람들이 노래를 배우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문화원에서 ‘KOMA 예술제’를 열었다. 저마다 온 정성을 쏟았다. 김 교수와 학생들은 첫 공연에 완벽하게 만족하지 못했지만 이를 통해 실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고 입을 모은다.

“어머니 수강생들은 노래를 통해 활력소를 찾아요. 자신부터 변화되니 가정도 바뀐다고 말씀하세요. 성악을 하면 우리 몸의 세포까지 움직일 수 있어요. KBS 2TV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에서 출연진들이 노래를 통해 마음과 표정 등 긍정적으로 변화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삶에서 노래는 중요합니다.”

일흔을 바라보는 김 교수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또 다른 계획을 세워 앞만 보고 달리기 때문이다. 이 계획을 이루기 위해 그는 오늘도 뛴다.

김 교수는 신(新)창악을 준비하고 있다. 서양의 음악과 한국의 소리를 합쳐 완벽한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특히 아리랑을 제대로 구성해보고 싶다는 김 교수. “한라산 아리랑 등을 만들어서 내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약력

-경희대학교 성악과 졸업
-O.S.U 대학원
-P.P.U. 박사학위
-명예 K.D.U 박사학위
-뉴욕 죠 에스틸 성악생리학 전공
-한양대 전임교수 역임
-중앙대·경희대 강사 역임
-포트랜드 오페라단 주역으로 연주활동
-현 KOM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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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2011-10-26 16:40:13
내것을 버려야 소리가 들링다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