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인터뷰] 특명 “1㎝ 한글로 채운 세계지도에 평화 담아라”
[리얼인터뷰] 특명 “1㎝ 한글로 채운 세계지도에 평화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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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사진제공: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한글지도 그리는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자음·모음 조화이룬 한글, 유일무이한 희망·화합 문자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이 작품을 완성하고 죽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만든 ‘희망 대한민국’ 지도입니다. 희망을 담은 지도처럼 대한민국 미래도 창창할 것입니다.”

무려 길이만 7m다. 하얀색 한지에 가로 세로 각각 1㎝의 한글이 함경북도부터 제주도까지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강원도엔 붉은색과 푸른색의 태극 모양으로 채워졌다. 이는 동해에서 해가 뜨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한한국(44) 세계평화작가가 세필을 잡은 지 4년 만인 지난 2009년에 작품이 완성됐다. 거대한 지도는 지난 7월 17일 제헌절 국회헌정기념관에 걸렸다.

“지도에 희망을 글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심했습니다. 주변에 있는 학자 등 많은 분께 자문했죠. 다만, 기본 원칙은 우리의 전통과 뿌리가 담긴 것이어야만 했습니다. 작가가 근본에서 희망을 찾아 작품을 만들어야 관람객도 그 안에서 진정한 희망을 느끼거든요.”

한 작가는 한반도 작품에 어떠한 글을 담았을까. 내용은 1948년 7월 17일에 제정된 이후 이제까지 자구(字句) 하나 바뀐 것 없어 ‘최장수 법’으로 꼽히는 제헌 헌법 전문이다. 그는 “대한민국이 정체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세계로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헌 헌법 전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작가는 한글로 전 세계 국가 지도를 그린다. 영어도 아니요 일어도 아닌 꼭 ‘한글’이어야만 한다고 한다. 그에게 한글은 화합이자 평화를 상징하는 문자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한 의미는 ‘화합’입니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서 만들어지는 유일한 소리 문자죠. 화합 역시 혼자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두셋 이상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 화합입니다. 이때 각자의 목소리만 내면 안 됩니다. 자음과 모음이 만나서 문자를 만드는 것처럼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 한 작가 (사진제공: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그가 한글로 지도를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이름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한한국. 이 이름엔 ‘나라’라는 뜻만 세 번이나 들어간다. 나라 한(韓)에 나라 한(韓), 나라 국(國). 어머니께서 손수 지어주신 이름에는 나라를 생각하고 생각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는 한국을 알리는 게 자신의 소명이자 사명이라고 말한다.

“어떠한 방법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을지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서예와 미술 분야였죠. 94년도에 꿈에서 영감을 받아 한글지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수년이 걸리지만 ‘세계평화’라는 염원을 담아 만든 작품을 의미 있는 곳에 전달할 때면 기분이 묘합니다.”

1994년부터 한 작가는 UN 가입국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의 지도를 그렸다. 우연의 일치일까. 그가 그린 국가 가운데 19개국 정상들이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지 못한 나머지 한 곳은 유럽연합(EU)이었다. 그는 22개국을 그리면서 ‘이 나라들이 모여 국제적인 행사를 열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 한 작가는 한글로 21개국의 지도를 그렸다. 지도는 각 나라에 보내졌다. (사진제공: 한한국 세계평화작가)

“지도에는 해당 나라의 역사ㆍ문화와 관련된 내용이 한글로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물론 평화와 화합에 대한 저의 염원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1개국에 완성된 지도를 전달했습니다. 독도문제가 얽힌 일본은 정치성이 농후하다며 작품을 받지 않았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분단국가의 한 예술가가 온 힘을 다해 그린 예술품이라고 말하자 그제야 작품을 받더군요.”

지도를 기증한 그는 21개국으로부터 ‘세계평화지도 감사 수령증서’를 받았다. 평화적인 기록물을 남긴 그는 세계평화작가라는 자부심이 느껴진다고 한다.

지도를 그리기 위해 그는 피나는 노력을 쏟아부었다. 눈가리개를 하고 글을 쓰는 연습은 기본이요, 글자를 1㎝ 안에 정자로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습작했다. 한글지도를 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그의 하루 수면시간은 3~4시간이다. 그만큼 작품에 몰입한다. 지도를 그릴 때 그는 ‘엎드리기’ ‘앉기’ ‘서기’를 반복하며 정성스레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다.

지도에 희망과 평화의 한글을 담는 한한국 작가. 그는 컴퓨터 글꼴도 개발했다.

“서체 6종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아름다움과 조화, 화합, 평화를 담았습니다. 서체 종류는 ‘평화체’ ‘희망체’ ‘통일체’ ‘한한국체’ 등입니다.”

그의 ‘한글지도’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단지 이 작업을 함께할 제자가 나타나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장시간의 집중과 무릎에 피나는 고통이 수반되는 작업이기에 배우러 왔다가도 금방 포기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작가는 “나와 뜻을 함께할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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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2011-10-11 23:15:48
와~ 1cm안에 한글을 또박또박 써서 지도를 그렸다니 대단하십니다. 하루에 3~4시간 주무시면서요..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데요.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