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정부가 지난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전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시민들이 30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30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정부가 지난달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보전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시민들이 30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30

국내뿐 아닌 세계적 경기침체

“구매력 이전처럼 좋지 않아”

“1년 넘어 경기 활성화 전망”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외국인 관광객들이요? 아주 조금 늘었으나 매출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지난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2년 넘게 중단됐던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이 재개됐다. 그로부터 2주 후인 14일 서울 남대문 시장 대로변에서 진열된 건강보조식품에 먼지를 털고 있던 김동석(50대 중반, 남)씨가 외국인 관광객과 매출이 늘어났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그해 4월 외국인 대상으로 단기방문(C-3) 비자와 전자비자 발급이 중단됐었다. 그 이후 약 2년 만에 일반국가(Level 1)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단기방문(C-3) 비자와 전자비자 발급이 재개됐다. 이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활성화와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 비자 발급 규제가 완화된 조치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상품을 판매하던 명동과 남대문 시장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관광객이 조금 늘었지만, 매출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 1년 이상 지나야 코로나19 이전과 같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경제 침체가 단기간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 때문이었다.

10년 동안 장사를 해왔다는 김동석씨는 “남대문시장이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같이 장을 보러오는 곳은 옛말이고 대부분 손님이 관광객”이라며 “그간 비행기가 뜨지 않아 많은 상인이 버티다 포기하고 손 바뀜도 많이 됐다. 조금 있으면 (경기가) ‘풀리겠지’라고 기대하면서 여기까지 버텨왔는데 현재 코로나가 잠잠해져도 회복하려면 1년 이상은 봐야 되지 않겠냐”라고 짐작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일어난 영향도 있는 등 글로벌 경제가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이 와도 구매력이 예전처럼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시다시피 외국 사람들이 다녀야 하는 데 없다. 주말에는 비자 발급 영향으로 조금 늘어난 것 같긴 한데 돌아다니거나 아이쇼핑만 하고, 상품을 구매하지는 않는다”며 “구매해도 노점상에서 5000원이나 만원에 판매하는 저렴한 물건들은 잘 팔리는 것 같은데 매장 안에 있는 제품들은 판매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상점을 찾았다. 자신의 아버지 때부터 장사를 40~50년간 이어 오고 있다는 이상인(가명, 50)씨도 외국인 비자발급 재개에 매출은 10% 정도 늘긴 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골손님이 많은 일본에서도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자 비자발급에 줄을 설 정도로 인파가 몰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 사람들이 국내로 들어오려면 7월이 돼야 하고 그마저도 하루 입국자가 150~200명으로 제한된다는 것이다. 이 중 자신의 가게로 찾아올 인원은 와봐야 몇 명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씨는 7월이라도 일본인 여행객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일본에 엔화 가치가 많이 떨어진 데다 여름에 더워서 우리나라에 잘 오지 않고 하와이나 괌이나 동남아 쪽으로 많이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전망에 대해 “하루아침에 좋아지겠냐. 당연히 코로나 이전처럼 100% 돌아가긴 어려울 것 같다”며 “우리나라도 88%가 스태그플레이션이 온다는데 그 어떤 전문가가 세계적으로 이렇게 어려운데 해결할 수 있겠냐”며 “내국인 상대 업종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외국 사람 상대로 하는 업종들은 아직은 멀어서 희망 사항으로는 (경기회복이) 내년쯤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명동에서도 남대문시장 상황과 별 차이는 없었다. 대부분의 상가에는 점포 임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문을 연 가게는 절반 채 안 돼 보였다. 다만 대로변에 인테리어를 새롭게 하려고 공사에 들어간 점포도 드물게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 명동 대로변 한복판에 있었던 약 300개의 노점상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고 20개 정도 드문드문 자리하고 있었다. 20년간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윤영순(78, 여)씨는 “10년 전부터 중국인들이 많아져 이 곳을 중국으로 느껴질 만큼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왔었다”며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에서 해제되기 전까지는 이전처럼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또 비자가 재개돼도 현재로선 상가들이 다 비어있는 상태라 외국인들이 다시 찾을지도 의문”이라며 “마냥 놀 수도 없는 입장이라서 일부 점포들은 내부 인테리어도 새롭게 한다지만 명동상가 번영회에서도 외국인들이 이전처럼 활성화되는데 1년 동안은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이틀 앞둔 1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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