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인기 힘입어 한국에 대한 관심 상승
한글 우수성 알려져 공식 표기 문자로 보급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한류(韓流)는 음악이나 드라마․영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글 한류’도 만만치 않다. 때로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열기가 커지기도 하고, 또는 한글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문자가 없는 부족에게 한글이 공식 표기 문자로 보급되고 있다.

2009년 인구 6만의 인도네시아 원주민 찌아찌아족은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정했다. 올해는 찌아찌아족 인구보다 34배 많은 남미 볼리비아의 원주민 아이마라(Aymara) 부족(210여만 명)에게도 본격적으로 한글이 보급된다.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는 볼리비아의 투팍 카타리 아이마라 인디언대학과 한글 보급 사업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아이마라족에 한글을 보급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고, 최종적인 목표는 아이마라족이 찌아찌아족처럼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채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류열풍이 불고 있는 프랑스에는 한국어 과목을 정규 교과과정으로 채택하는 고등학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에서 제3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에 응시하는 사람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며 지난해엔 60여 명이 응시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7월엔 프랑스 한국문화원의 한국어 강좌 수강 신청자가 200명 정원의 2배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져 프랑스 내 한국어 배움의 열기를 실감케 했다.

한류 열풍이 뜨거운 동남아시아에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열기가 높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5개국에서 한국어능력시험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최근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기업에 취직을 원하는 외국인의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한국 기업에 취직하려는 외국인들이 한국어 배우기에 동참하기도 한다. 중동부 유럽국가 중 우리나라의 투자가 가장 많은 폴란드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폴란드 사람들을 계속 필요로 하기 때문에 폴란드 대학의 한국어과 학생들은 졸업 전 모두 취업이 될 만큼 인기가 있다.

태국 정부는 한국 정부에 한국어 교사 파견을 요청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외교통상부는 ‘글로벌 학습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9월 30일 태국에 한국어 교사를 대거 파견했다. 이 사업에 따르면 태국 내 59개 고교와 대학에 모두 54명의 한국어 교사가 배치돼 태국의 차세대 인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태국에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물론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의도 강하다”면서 "현지 공관과 외교부 본부, 교과부 등이 협력해 한국어 교사를 파견하는 일은 한국어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세계 곳곳에 한글 열풍이 부는 것은 한류의 인기와 더불어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과 동시에 한글이 초보자들이 배우기에 쉬운 글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관심을 받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글은 기본 자모음을 다 합쳐 24개밖에 안 되기 때문에 웬만한 글자는 쉽게 읽을 수 있어 외국어를 처음 배우려는 사람들이 흥미를 느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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