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이 없는 나라의 슬픔과 한글의 우수성을 전하는 아동극 '안녕, 찌아찌아'가 565돌 한글날을 맞아 북촌나래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사진제공: 조이피플)

어린이 눈높이 맞춘 ‘안녕, 찌아찌아’ 교육창작극 국내 첫선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그동안 뉴스로만 접하던 인도네시아의 소수민족 찌아찌아족 이야기가 국내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400년 가까이 고유문자가 없었던 이들은 2년 전 한글을 자기 민족어의 표기문자로 채택해 언론의 조명을 받아왔다.

이번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교육창작극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극단 아름다운세상이 제작하고 조이피플이 기획한 ‘안녕, 찌아찌아!’가 지난 4일 북촌나래홀에서 첫선을 보였다.
이번 작품을 작·연출한 김경섭 아름다운세상 공연팀장은 “아이들이 글자 없는 부족을 통해 한글의 소중함과 자긍심을 느꼈으면 한다”면서 “백성을 생각하는 세종대왕의 마음도 전달하고 싶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극은 순이와 그의 단짝 친구 난이가 함께 인도네시아 봉사활동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순이와 난이는 그곳에서 찌아찌아족 따리마까시와 친구가 된다. 친해지면서 순이와 난이는 찌아찌아족은 글자가 없어 자신의 이름을 부를 수는 있지만 글로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된소리와 받침이 있는 이들 부족의 언어는 인도네시아어나 알파벳으로는 정확히 표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따리마까시는 꿈속에서 낯선 문자를 접하게 되고 이를 전해들은 순이와 난이가 ‘한글’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자 이들은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세종대왕이 살던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 것. 아이들은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에 대해 알아가면서 따리마까시는 자신의 문화와 언어를 지켜갈 수 있는 방법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영상이 함께 접목됐다. 또 흥미로운 점은 세종대왕이 각 지방의 사투리를 존중했다는 대목이다.

김경섭 팀장은 “교육적인 측면을 많이 생각하다보니 말로는 한계를 느껴 영상을 활용했다”면서 “뜻은 같지만 말투와 억양이 다르게 표현되는 사투리도 세종은 각 지방의 고유문화로 생각했다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첫 공연에는 구립 창4동어린이집에서 100여 명이 관람했다. 강경옥 원장은 “6세 아이들이 한참 한글을 배울 때라서 한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의미 전달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교육적으로 유익할 것 같아 욕심을 내 어린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공연이 끝난 후 수줍은 듯했지만 이윤서(7) 양은 “세종대왕님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연극 ‘안녕, 찌아찌아!’는 특별히 한글주간을 맞아 6세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북촌나래홀에서 10일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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