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의역 참사 6주기인 28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 끝내 외면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9-4 승강장으로 이동해 헌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의역 참사 6주기인 28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 끝내 외면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9-4 승강장으로 이동해 헌화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노조 “노동현장 바뀌지 않아”
尹대통령 추모식 불참 비판도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 진행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시민·노동단체들이 구의역에서 전철 스크린도어 수리 중 사망한 19세 청년 고(故) 김군을 기리는 ‘구의역 참사 6주기 추모식’을 진행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공공운수노조)는 궤도협의회, 서울교통공사노조 등 시민·노동단체와 함께 28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대합실에서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정의당 권수정, 기본소득당 신지혜 서울시장 후보와 민주당 고민정 의원 등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행사에 초청받았으나 추모식 전 미리 구의역에 다녀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구을)이 28일 오전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열린 ‘구의역 참사 6주기 추모식 및 서울시장 후보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에 참석, 묵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서울 광진구을)이 28일 오전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열린 ‘구의역 참사 6주기 추모식 및 서울시장 후보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에 참석, 묵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 노조 “죽지 않고 일할 권리 보장해야”

노동단체들은 이날 김군을 추모하며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촉구했다. 이들은 “매년 구의역에서 (노동자들이) 다치지 않고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자고 다짐하지만 노동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김군에게 미안해했고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고(故) 김용균 노동자, 고(故) 이선호 학생을 포함해 매일 억울한 죽임을 당하고 있다”며 “죽음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고 탄식했다.

이어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지만 중대재해 조건을 만든 책임자는 제대로 처벌받지 않고 있다. 새 정부는 이마저도 후퇴시키려 한다”며 “사람이 죽고 다쳐도 예방·안전조치가 없는 이유는 자본 입장에서 예방·안전조치보다 사람 목숨값이 더 싸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명재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장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이 자리는 낯설지 않고, 제 일터의 문제들을 반추하게 한다”며 “김군에겐 열차 통신용 무전기가 있어야 했고,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한 요구를 말할 수 있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정 지부장은 간접고용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간접고용으로 원청이 위탁비로 인원을 조정하고, 하청은 돈벌이에 혈안이 돼 사람을 안 채운다”며 “더 큰 문제는 원청과 하청 간에 상하관계가 생겨 노동자가 ‘잘못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거나 문제 발생에 대한 보고·건의가 어렵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군이 간접고용 노동자가 아니었다면 안전한 스크린도어 작업을 위해 관제사를 통한 열차 서행 진입을 요청할 수 있었고, 역무원에겐 열차 감시 및 통제를 요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의역 산재 사망사고 6주기인 28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 끝내 외면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의역 산재 사망사고 6주기인 28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열린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실한 요구 끝내 외면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 추모식 불참한 尹대통령 비판하기도

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모식 참석을 요청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 위원장은 “우리는 윤 대통령에게 이 자리에서 만나자고 했다”며 “이곳은 노동자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이 반드시 와야 할 자리였고 우린 대통령에게 할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당선 직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매주 인수위를 찾아가고 행진했다. 취임식 이후에는 매일 용산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었다”며 “윤 대통령은 노조가 인수위에 9번이나 제출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에 답이 없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유령 취급하는 윤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지부장은 “우리 조합원들은 지난 27일부터 철도고객센터지부, 마사회지부,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동지들과 함께 공동파업을 진행하고 오늘 이곳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자고 했다”며 “하지만 불평등 구조를 해결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은 오지 않고, 우리의 외침만 이 자리에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는 “끊이지 않는 죽음을 멈추고 불평등과 착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간접고용과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직접고용을 시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답을 요구하러 파업 조합원들과 함께 민주노총과 공공의 깃발을 들고 오늘 대통령 집무실로 향하려 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의역 참사 6주기인 28일 오전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추모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의역 참사 6주기인 28일 오전 서울 구의역 대합실에서 추모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 서울시장 후보들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 진행

추모식에선 서울시장 후보들의 ‘생명안전 시민 약속식’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후보들은 노조가 준비한 ‘시민 생명안전 약속’에 서명했다. 

정운교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약속식의 취지에 대해 “구의역 참사와 같은 중대재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서울시민의 생명안전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이행 사항으로 ▲구의역 진상조사단 최종보고서 권고사항 이행 ▲서울시 산하 민간 도시철도 공영화 ▲서울시 산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언급했다. 

약속식에 참석한 송 후보는 “김군 가방 속의 컵라면이 지금도 떠오른다“며 ”김군의 유가족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우리 아들딸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안전한 서울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김군에 대한 헌화식으로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정의당 권소정 후보가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고 김군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왼쪽부터),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정의당 권소정 후보가 28일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고 김군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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