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2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상황실에서 직원이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25일 오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상황실에서 직원이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5

지선, 차기 국정 운영 가늠자
전문가들 “투표율이 제일 변수”
“말실수도 마지막 변수 가능해”
‘박지현 논란’엔 상반된 의견

[천지일보=이재빈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각 후보들은 필승 전략을 내세우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차기 국정운영 동력의 가늠자로도 평가받는 이번 지방선거는 갈수록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은 ‘국정안정론’을 내세우며 국정 동력 확보를 꾀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정권견제론’을 내세우며 대선의 패배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어느쪽도 물러설 수 없는 선거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방선거의 마지막 변수를 전문가의 눈을 통해 짚어봤다.

◆가장 중요한 변수, 투표율

전문가들은 지선의 남은 변수로 입을 모아 ‘투표율’을 강조했다. 어떤 지역에서 어느 세대가 어떤 성별이 많이 투표하느냐에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것이다.

역대 선거에서 2030세대는 소원한 반면 6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높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7대 동시지방선거 투표율 분석’에 따르면 60·70대 남성이 73.7%·79.6%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반면 25~29세 남성은 45.9%, 30~34세 남성은 49.7%로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상병 평론가는 “이번 선거 결과는 유권자의 비중이 어느 세대 지역 나이 성별에 모이느냐에 달렸다. 제일 큰 변수”라며 “투표율도 그렇지만 여기에 더해 양당이 어느 계층을 더 생각하고 투자했는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갑자기 청년 세대, 특히 여성인 유권자들이 투표에 대거 참여하게 된다면 민주당 바람이 불게 되는 식이다. 물론 60대 이상의 투표율이 더 높다면 승기는 국민의힘이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민주당이 투표율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2030세대를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갈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그러나 최근 이들의 투표 의지가 많이 하락하는 것 같다.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유권자들의 투표의지가 강한 것과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민주당의 실질적인 핵심 지지 기반은 40대로 볼 수 있으나 이들의 유권자 비중은 약 18% 정도”라며 “민주당이 청년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모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천지일보 2022.3.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기표한 투표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천지일보 2022.3.5

◆정치인 실언, 지선 영향력 여전

전문가들은 또 정치인들과 각 후보들의 말이 지선에서 중요한 변수라고 설명했다. 각 정당들도 이러한 점을 체감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이를 통해 패배의 쓴맛을 본 적이 있고, 민주당 쪽에선 연이은 실언으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갤럽이 지난 2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를 기록했다. 6개월 만에 20%대 지지율이 나온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은 부산시장 역임 당시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유치 실패 후 사퇴를 거부해 시민들의 반감을 사 지난 2018년 지선에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시장자리를 넘겼던 바 있다. 같은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도 지난 2011년 무상 급식 주민 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투표가 무산돼 시장직에서 물러났었다.

엄 소장은 “국민의힘은 말실수로 상당히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선거 막바지에 오만하게 비치다가 심판받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현재 민주당은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이건 보통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 형국에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다면 이미 승부가 끝났다. 그나마 당과 지방 정치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어 다행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쪽에선 윤석열 정부나 여권이 이번 주에 큰 사고를 치거나 선거기간 동안 실언을 하는 것 외엔 다른 변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5.24

◆민주당 내홍, 표심 향배는?

최근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의 ‘대국민 호소문’에서 파생된 민주당의 내홍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 위원장이 택한 호소문의 방식과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세대의 용퇴 주장, 최강욱 의원 징계와 팬덤 정치 청산 발언 등은 민주당 지도부와 크게 갈등을 빚은바 있다.

이에 관해 엄 소장은 “박 위원장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지지층 결집을 흡수한 것이나 여기서 문제는 그와 당 내부가 의견이 갈린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갈등 양상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위원장의 발언이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당에선 당내 의견이 아니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라며 “그런데 그 안에서 지지하는 발언들이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현상은 선거에 탄력을 줄 요소가 될 수 있다. 판세를 아예 뒤집을 순 없겠지만 경기지사와 인천 계양을 같이 박빙인 양상을 띄는 곳에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 판세 전반에 영향을 꾀했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출마도 오히려 악영향으로 작용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 교수는 “(대선 후보였던) 이 위원장의 출마로 다른 지역의 민주당 후보자들이 바보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심이 이 위원장에 쏠려 다른 후보들에 대해) 언론에서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며 “다른 후보들이 묻혀버리게 돼 이 위원장이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혼자만 이기게 되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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