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1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4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4월 86만 5천명 증가했으나

60세 이상 일자리 비중 커

3040세대는 4.7만명 그쳐

수출 호조로 제조업은 긍정적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올해 4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80만명 넘게 늘면서 같은 달 기준으로는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자리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 직접일자리 등 공공부문 일자리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국가재정을 투입해 늘린 직접 일자리가 대부분 비중을 차지했고, 의료·복지·돌봄 수요에서도 일시적으로 확대된 영향이다. 곧 세금을 들여 인위적으로 늘린 일자리 숫자에다 일시적으로 늘어난 효과라 고용이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

기획재정부 역시 “향후 고용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한시적 보건 인력 수요 급증 등 최근의 일시적 증가 요인이 소멸하며 증가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의 봉쇄조치, 물가 상승세 지속 등 고용 하방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물러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임시절 늘어난 숫자만 놓고 자화자찬하던 평가와는 거리를 둔 셈이다.

다만 제조업이 수출 호조로 13만명 넘게 늘어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인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의 대면서비스업 고용은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에도 여전히 어려운 모습이었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07만 8천명으로 1년 전보다 86만 5천명이 늘었다. 4월 기준으로 2000년(104만 9천명) 이후 22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증가 폭은 취업자 수가 100만명 넘게 늘었던 올해 1월(113만 5천명), 2월(103만 7천명)보다는 적지만 3월(83만 1천명)보다는 소폭 늘었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 일자리가 42만 4천명 늘어 전체 거의 절반 비중을 차지해 여전히 고령층 일자리에 집중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일자리가 침체되자 세금을 투입해 숫자를 쉽게 늘릴 수 있는 고령층에 집중된 일자리가 그대로 이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공공보다 민간이 주도하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60세 이상 일자리는 제조업,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등에서 많이 늘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60세 이상 외에도 50대(20만 8천명), 20대(19만 1천명), 30대(3만 3천명), 40대(1만 5천명) 등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가 늘었다. 하지만 경제허리라 할 수 있는 3040세대 취업자 증가수(4만 8천명)가 5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천시가 지역 재활용 수집 노인·장애인의 실질적 지원정책 마련을 위해 실태 조사를 했다. 사진은 인천계양노인인력개발센터 재활용품 수집 노인일자리 ‘희망손수레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노인이 폐상자를 정리하고 있다. (제공: 인천시청) ⓒ천지일보 2021.6.24
인천계양노인인력개발센터 재활용품 수집 노인일자리 ‘희망손수레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노인이 폐상자를 정리하고 있다. (제공: 인천시청) ⓒ천지일보DB

업종별로는 공공 비중이 높은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3만명)·공공행정(9만 1천명) 취업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두 업종의 취업자 증가분은 전체의 37.0%를 차지했다. 이는 정부가 세금을 투입한 직접 일자리와 의료·복지·돌봄 수요가 일시적으로 확대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제조업은 13만 2천명이 증가해 2015년 11월(18만 2천명) 이후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수출 호조가 이어진 덕분이다. 다만 코로나19의 타격이 이어지며 도소매업(-1만 1천명)과 숙박·음식점업(-2만 7천명)은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줄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고용은 90.9%, 도소매업 고용은 93.2% 정도 회복돼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 금융·보험업(-5만 4천명)도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일자리로 분류되는 상용근로자가 92만 9천명 늘었다. 임시근로자(4만 8천명)도 증가했지만, 일용근로자는 11만 7천명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3만 9천명)와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2만명) 모두 늘었다.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영업시간과 인원제한이 사라진 덕분으로 풀이된다.

취업 시간별로는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70만 9천명 증가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0만 2천명이 늘었는데, 이들 가운데 1∼17시간 단기 근로자(8만 3천명)가 특히 많이 늘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1%로 작년 동월 대비 1.7%포인트 올라 동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실업자 수는 86만 4천명으로 1년 전보다 28만 3천명 감소했다. 실업률은 3.0%로 1.0%포인트 떨어지며 집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6월 이래 4월 기준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9만 1천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7만 6천명 감소했다. 육아나 가사 등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쉬었음(-15만 2천명)’ 인구와 구직단념자(-20만 5천명)도 함께 줄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수출 호조와 산업의 비대면·디지털 전환으로 취업자가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고용 통계만 보면 호전된 것처럼 보이지만 거의 대부분이 국가 재정정책으로 만든 노인일자리가 많다. 30~40대가 만드는 일자리가 많아야 하는데 이들 숫자는 거의 제자리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수출보단 내수 지향적으로 가는데, 우리나라는 인구수가 워낙 적다 보니 수출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며 “따라서 저출산을 해결할 지원정책과 해외 인구의 국내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정책도 함께 필요하며, 근본적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민간이 주도하는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윤석열 정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다. 내수 진작이나 환율 안정 등 정교한 정책을 많이 준비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제조업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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