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양산=윤선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 공사가 마무리된 모습이다. ⓒ천지일보 2022.4.26
[천지일보 양산=윤선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 공사가 마무리된 모습이다. ⓒ천지일보 2022.4.26

이삿짐·이사떡 등 준비 착착

주민들 “사생활 보호 필요해”

매곡동사저 매각도 ‘입방아’

퇴임 이후 이용 교통편 관심

시 “文 사저와 연관성 없어”

[천지일보 양산=윤선영 기자] 보름 앞으로 다가온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시기와 KTX 양산 물금역 정차 확정 소식이 맞물리면서 일각에선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퇴임이 가까워짐에 따라 사저를 둘러싼 각종 논란이 뜨겁다. 문 대통령 부부는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 이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로 들어갈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1일 본지가 사저 현장을 찾았을 때 외부 공사는 마무리 단계였고, 조경공사는 진행 중이었다.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이달 12일 KTX 양산 물금역 정차 확정 소식을 전하자 문 대통령의 ‘귀향 선물’이 될 것이란 얘기가 나돌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평산마을 사저가 속해 있는 인구 35만명의 양산시에는 KTX 정차역이 없어 그동안 주민들은 부산 구포역이나 울산역을 이용하며 불편을 겪어왔다.

양산시 주민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물금신도시의 경우 거리상으로는 구포역이 가깝지만, 옛 경부선(재래선)이다 보니 속도가 느리다. 경부고속철 신선인 울산역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물금신도시에서 울산역까지는 45㎞나 떨어져 있어 이용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윤 의원에 따르면 8일 코레일은 물금역에 KTX 정차를 위한 설비가 갖춰지면 철도사업법에 따라 정차 조치를 하겠다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3일 뒤인 11일 국가철도공단에 물금역 KTX 신규정차를 위한 시설개량 업무를 추진하도록 시달했다.

물금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서울역까지 2시간 43분이 소요될 예정이다. 물금역 KTX 운행 편수·운행 시간 등 세부 내용은 시설개량 진행과 함께 올해 연말까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KTX 증차에 따른 경제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윤 의원은 양산부산대병원을 찾는 전국 외래환자 수가 연간 75만명으로 KTX 물금역이 생기면 황산공원 등 양산의 명소를 찾는 관광객도 함께 늘어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산시는 지난 2013년부터 KTX 물금역 정차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올해 1월 김두관 의원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등에게 KTX 물금역 정차를 건의하는 등 강한 추진력을 보인 바 있다.

KTX 정차역이 새롭게 들어설 경남 양산 물금역 전경. (제공: 양산시) ⓒ천지일보 2022.4.26
KTX 정차역이 새롭게 들어설 경남 양산 물금역 전경. (제공: 양산시) ⓒ천지일보 2022.4.26

최근 문 대통령 내외는 퇴임 후 거주하게 될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로 이삿짐을 옮기는 모습이 포착되며 이사풍경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전직 대통령의 거주를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실제 이곳은 사저를 짓기 이전보다 외지인의 출입이 많아져 사생활 침해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매곡동 전 사저 매각 비용도 입방아에 올랐다. 매곡동 사저는 대지 면적 1721㎡, 연건평 329.44㎡ 규모로 지난 2월 20억 6500만원에 팔렸다. 여기에 주변 주차장, 논, 도로 등의 가격이 5억 5200만원으로 총 26억 1700만원에 사저 일대가 거래됐다. 2009년 매입 당시 8억 7100만원이던 가치가 13년 만에 세 배 가격으로 오른 것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평산마을 사저 신축을 위한 자금 마련 차원에서 매곡동 전 사저를 팔았으며 정상적 거래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인 점, 등기부등본상으로 소유자가 아직도 바뀌지 않은 점 등을 놓고 불편한 시선은 여전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경호상 문제가 거론되자 2020년 4월 양산 통도사 인근 평산마을에 있는 2630.5㎡(795.6평) 규모 대지를 매입했으며 1년 뒤 공사를 시작해 최근 마무리가 됐다. 사저 설계는 경남고 동기로 알려진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다.

퇴임 다음 날인 내달 10일쯤 양산으로 귀향할 것으로 보이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내외가 어떤 교통편을 이용할지도 관심사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 내외가 KTX를 타고 낙향했던 사실에 비추어보면, 문 대통령 역시 KTX 편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2월 퇴임 직후, 청와대를 나와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밀양역에서 내린 뒤 차량 편으로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까지 이동했다. 당시만 해도 진영역에 KTX가 서지 않을 때였다.

이 같은 전례를 볼 때, 문 대통령 역시 서울역에서 KTX 편을 통해 울산역에서 내린 뒤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신축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양산에 속하지만, 울산역과 더 가깝다. 울산역에서 평산마을까지는 거리로 13㎞, 자동차로 불과 20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지난 1월 “욕심 같아서는 문 대통령이 퇴임하시고 물금역 KTX를 내리시면 좋을 것 같다”며 “대통령이 양산에 오시면 이곳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현재 사업계획이나 시설개량에 관해 양산시 실무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업무협약 초안 작업이 마무리되면 예산 등 세부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물금역은 사저가 있는 하북면과는 끝에서 끝이라 문 대통령 사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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