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맞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어르신께 드리는 당부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가 보수 진영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문자메시지 캡쳐 내용. ⓒ천지일보 2022.4.25
‘백신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맞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어르신께 드리는 당부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가 보수 진영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문자메시지 캡쳐 내용. ⓒ천지일보 2022.4.25

장례비 중단에도 사망규모 커

오미크론 유행으로 사망 증가

“4차접종, 사망 예방 76%↓”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25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가운데 ‘백신이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맞아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어르신께 드리는 당부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문자메시지가 보수 진영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사실일까. 또 고령층에 대한 백신 접종이 득보다 실이 많을까. 천지일보는 관련 자료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팩트체크 해봤다.

코로나 진실규명 의사회(코진사)라고 출처를 밝힌 문자메시지 내용에는 “정부 당국이 4차 접종하려는 코로나 백신은 안전하지 않다”며 “백신을 맞고 전국에서 2000명이 넘게 사망했고, 1만 8000명이 중환자가 됐다”고 적혀있다.

이어 “코로나로 죽으면 나라에서 장례비 지원 명목으로 1000만원을 지급했다. 1000만원을 준다는데 누가 코로나로 죽었다고 하지 않겠냐”며 “무슨 병으로 죽던 코로나로 죽었다고 하는 바람에 코로나 사망자가 실제보다 엄청나게 많아졌다”고 했다.

문자메시지 내용은 백신을 맞고 전국에서 2000명이 넘게 사망했는데, 이와 비교해 코로나에 걸려 사망한 사람은 당국에서 장례비 1000만원을 지원했기 때문에 훨씬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준 누적 코로나 사망자는 2만 2133명이다.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보다 10배 이상 많은 수치다.

방역당국은 장례비 1000만원 지급을 지난 1일부터 중단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말하는 대로 장례비를 지원받기 위해 코로나 사망자를 부풀린다고 가정하면 1일 이후부터 사망자 규모는 크게 줄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3일 기준 사망자는 306명으로,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최대 규모가 100명 미만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00명 넘게 대폭 늘어났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본격화한 지난해 12월부터 확진자 수가 크게 불어났고 이에 따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함께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 부민병원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진행된 가운데 어르신들이 접종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2.4.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5일 오전 서울 강서구 소재 서울 부민병원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진행된 가운데 어르신들이 접종을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2.4.25

또한 문자메시지 내용에는 3차 접종을 시작한 후부터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글쓴이는 “예방주사를 3번이나 맞았으니 확진자·사망자도 줄어야 당연한데 정반대로 결과가 나왔다”며 “전 인구의 89.6%인 4500만명이 2차 접종을 했는데 23.38%인 1200만명이 코로나에 확진됐다”고 적었다.

이어 “이것은 예방주사가 전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대단히 위험하다는 증거이다. 왜냐면 코로나 사망자(지난달 31일까지 누적 1만 5186명)의 대부분이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당국은 이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으며 코로나로 죽었는지, 백신 때문에 죽었는지 규명도 하지 않고 있으며 앵무새처럼 사망률, 중증화율을 낮춘다는 말만 1차 접종 때부터 지금까지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이 코로나19 감염을 100% 막아주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돌파감염이 계속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백신에 대한 감염효과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백신 접종으로 모든 변이에서 미접종자보다 치명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차 접종 시 미접종자에 비해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을 96.1%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5주간 총 사망자 1만 745명 중 미접종자와 1차 접종자는 4399명으로 40.9%로 집계됐다. 미접종자와 1차 접종자는 18세 이상 연령 기준으로는 4%가 채 안 되고, 모든 연령을 포함한 전 국민으로 보아도 13.2%에 불과한데 사망자는 10명 중 4명을 차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사망으로 나타난 집계는 백신으로 인한 것이 아닌 자연사나 다른 사유가 겹쳐 발생한 것일 수 있다”며 “이번에 시행되는 4차 접종은 1차 접종 후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대한 이상반응이 일어난 사람은 다시 접종을 받지 않기 때문에 관련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에서 4차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이스라엘의 경우 60대 이상 대상으로의 4차 접종 효과는 감염 예방을 52%, 사망 예방을 76%로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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