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7일 수천명이 모인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전광훈 목사의 최측근 조나단 목사가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를 단에 올리고 박수를 유도하는 등  정교유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당시 박 예비후보가 단에 올라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출처:너알아TV 캡처)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7일 수천명이 모인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전광훈 목사의 최측근 조나단 목사가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를 단에 올리고 박수를 유도하는 등 정교유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당시 박 예비후보가 단에 올라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 (출처:너알아TV 캡처)

“전광훈 목사 잘 믿는다”
예배 도중 ‘문제성 발언’
선거법 논란 의식하기도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국민혁명당이 매주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는 대규모 기도회나 예배를 열고 있어 또 논란이다. 종교행사라고 하지만 사실상 정치행사나 다름 없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이들이 주최한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를 단에 올리고 박수를 유도해 ‘정교유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너알아TV 등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 최측근 사랑제일교회 조나단 목사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시청광장에서 열린 ‘자유통일을 위한 부활절 연합예배’ 순서에서 “이 시간 아주 귀한 분이 협력하며 함께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오셨다”고 언급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면서도 “박선영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여러분께)인사하겠다”며 그를 소개했다.

박 예비후보는 마스크를 벗고 양손에 각각 쥔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수천명의 참석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했다. 이런 그의 옆에서 조 목사는 “이름을 잘 기억해달라. 믿음이 너무 좋다. 인물도 너무 좋고, 겸손도 좋고, 사랑도 많다”며 “전 목사님에 대한 믿음도 좋다”고 박 예비후보를 칭송했다.  

조 목사가 “이번 분이 교육감이 돼야지요. 아멘 할렐루야!”라고 발언하자 참석한 교인들은 동의를 표하는 ‘아멘’과 큰 박수로 화답했다. 조 목사는 자신의 발언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음을 의식했는지 “선거운동에 걸리게 생겼네, 큰일 났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그 구성원에 대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거나 할 수 없다(제85조 3항)”고 규정한다. 이를 어기면 부정선거운동죄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보수나 진보 성향을 표방하는 목회자들의 선거법 위반 논란은 사실 매 선거철마다 있어지는 일이다.

일부 개신교 개혁단체에서는 이를 비판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이념을 앞세우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전 목사의 경우, 지난 2019년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재임할 당시 5월 5일 주일 설교에서 예배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김문수 지사님, 다음해 꼭 종로구 국회의원 나가서 임종석 딱 꺾어버리고 국회의원 한 번 하십시오. 어디 빨갱이 같은 놈이 국회의원하려고 난리야. 우리 지사님 결정만 하시면 우리 교인 전체 매주 종로구 가서 선거운동 해서 꼭 당선시키도록 한번 하자고”라고 발언해 선거법 위반 논란을 낳기도 했다. 실제로 이 같은 그의 발언에 선관위가 ’선거법 준수 촉구‘ 처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보수 개신교 연합기구도 함께한 부활절 연합예배는 예배라는 말이 무색하게 정치색이 짙은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고, 국민혁명당의 천만조직 서명을 돌리는 모습도 목격됐다. 

전 목사는 이날 예배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간첩”이라며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지켜내야 한다. 지켜내지 못하면 130여년 동안 한국교회가 해온 모든 것들이 무너질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천만의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활절 연합예배인 만큼 목회자들이 차례로 나와 ‘설교’하기도 했다. 특히 길자연, 이광선 등 한기총 증경대표회장을 비롯해 김진홍 목사 등 보수 개신교 상징으로 여겨지는 원로 목회자들도 총출동했다.

그런데 강단에 선 목회자들의 입에선 “북한 공산당을 무너뜨려야 한다” 등 정치적 발언이 쏟아졌다. 또 “전광훈 목사는 하나님이 이 시대에 쓰시는 사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님이 쓰시는 일꾼” “여호수아 같은 영적 지도자” 등 전 목사를 한껏 추켜세웠다.

지선을 앞두고 전 목사의 정치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날 예배에서는 오는 6월 6일 천만명을 목표로 ‘자유통일 국민대회’를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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