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행권이 가계대출 고강도 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하나은행이 오늘부터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동시에 중단한다. 주택과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담보대출은 중단되지만, 실수요자를 위한 전세자금대출과 집단잔금대출, 서민금융상품 판매는 유지한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는 지난 19일 저녁부터 중단했다. 사진은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중구 하나은행 영업부 모습. ⓒ천지일보 2021.10.20

연내 주담대 금리 7% 전망

DSR 규제에 한도액 감소

금리 1%p 오르면 10%↓

대출금리, 은행 경쟁 변수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18일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대출금리가 1%p 오를 때마다 대출 한도는 10%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각에선 금리 상승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출 규제 완화 공약을 통한 ‘내 집 마련’ 지원이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주담대 고정금리를 연 3.98~6.38%로 조정했다. 지난해 말 주담대 고정금리(연 3.6~4.978%)보다 상단이 1.4%p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신규 코픽스가 연동되는 주담대 변동금리도 연 3.420~5.342%로 적용된다. 같은 기간 변동금리는 연 3.71~5.07%에서 연 3.420∼5.342%로 상단이 0.272%p 높아졌다.

주담대 금리 상승세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주담대 고정금리 지표로 주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AAA, 무보증) 금리는 3.428%로 지난해 말보다 1.0%p 넘게 상승했다. 변동형 주담대 준거 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3월 기준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전월 대비 0.02%p 상승한 1.7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대출 한도 축소로 이어진다. 올해부터 적용된 차주 단위 DSR 규제에 따라 대출금리가 늘수록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커져 한도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것이다.

DSR은 개인이 보유한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지난 1월부터 DSR 규제 2단계로 인해 은행권에선 40%, 제2금융권에서 50%를 넘으면 대출을 받을 수 없다.

DSR 규제를 감안할 때 금리가 1%p 오르면 대출 한도는 10%가량 줄어든다. 1년에 7000만원을 번다는 가정 아래 30년 만기의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3.5% 금리의 주담대를 시행하면 시중은행에서 5억 2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1%p 상승할 경우 한도가 6000만원 줄면서 4억 6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금리가 2%p 오르면 4억 1000만원까지, 3%p 상승하면 3억 7000만원까지 대출 한도가 쪼그라든다.

이에 따라 LTV 규제 완화를 통해 대출 한도를 늘리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 유명무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 각각 40%(9억 초과 아파트는 20%)와 50%(9억 초과 아파트는 30%)로 적용되는 LTV를 70%로 통일하고, 청년과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80%로 해주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다만 우려만큼 대출금리가 급등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이 많이 둔화되면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추세인 만큼 올해 대출금리가 7%대까지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원으로 전월보다 1조원 줄어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세는 이달에도 이어져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일 기준 전월 대비 1조 1668억원 줄어든 702조 269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6~7%대 돌파 등으로 표현되는 은행 대출금리는 대부분 우대금리를 하나도 적용받지 않은 최고 금리 수준이라는 점에서 실제 대출자가 체감하는 금리는 은행권 최고 금리보다는 낮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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