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선 인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0

“국민위한 정치해주길” 한마음

학생들 “내 손으로 한 첫 투표”

거리두기 완화 기대 목소리도

[천지일보=안채린 기자] “지금 한국에는 아픔과 고통에 찬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새로운 대통령이 이들을 아우르는 정치를 펼쳐주길 바랍니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 후 맞는 첫 주말. 12일 서울 용산구와 중구에서 만난 시민들은 다양한 생각과 입장에서 이번 대선에 임했다고 회고했다. 첫 선거권을 행사한 고3 학생부터 소상공인, 대학생, 직장인 등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았든 이번 정권에서 국민통합이 되고 모두가 좀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되기를 기원했다.

제20대 대선 후 첫 주말을 맞은 12일 서울역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2
제20대 대선 후 첫 주말을 맞은 12일 서울역이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3.12

이날 서울역 대합실은 지방으로 내려가는 이들로 북적였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양모(54, 남, 천안)씨는 주말을 맞아 집으로 가기 위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이번 대선 결과를 두고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씨는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랐다. 윤석열 후보는 혐오와 차별을 앞세워 당선된 것과 다름없다”면서도 “하지만 당선됐으니, (윤 당선인이) 국민 뜻을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특정 국민이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한 정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용산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오성원(남, 55)씨는 윤 후보의 당선으로 다시금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씨는 “윤 당선인이 선거 공약으로 전국에 많은 주택을 공급하기로 약속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청년들과 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에 부담을 덜 느끼고, 투기 과열도 적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또 “정권 교체를 내세웠던 만큼 부동산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좋겠다”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무겁겠지만 (윤 당선인이) 모든 국민이 하나 되는 국민통합을 이뤄 잘 이끌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선거를 치른 학생들의 소회도 남달랐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유진(가명, 20, 여, 대구)씨는 개강 후 주말을 맞아 본가에 가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 그는 자신에게 이번 첫 선거가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비록 역대급 네거티브 선거로 평가된 대선이었지만 그럼에도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나선 것에 감명을 받았다”며 “어려서부터 노동자와 여성, 나아가 최근 선거 가능 연령이 낮아지면서 학생들까지, 이들이 정치참여권을 얻기 위해 노력해온 역사를 마음에 새겨왔다. 내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정치는 난해한 파트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서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권리를 행사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바꿔 갈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20대 대선 후 첫 주말을 맞은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모습. ⓒ천지일보 2022.3.12
제20대 대선 후 첫 주말을 맞은 12일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의 모습. ⓒ천지일보 2022.3.12

이번 대선은 2019년 선거법 개정으로 만18세 청소년, 특히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인생 첫 ‘한 표’를 행사했다. 

송파구에 사는 고3 윤진아(19)양은 지난 9일 부모님과 함께 처음으로 투표장을 찾았다. 윤양은 “첫 투표다 보니 떨리고 설렜다”며 “전에는 대선도 그렇고 여러 선거가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대선 후보들의 공약도 찾아보고 주관을 갖고 소신있게 투표하고자 했다”고 첫 투표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투표장에 계신 분들의 안내를 받아 투표하고 보니 5분도 채 안걸렸다”며 “긴장했던 반면에 (투표가) 금방 끝나서 놀랐지만, 개표 방송을 보며 내가 한 투표도 저 안에 포함돼 있을 걸 생각하니 뿌듯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8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가운데 남대문시장에는 먹거리와 각종 생필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윤 후보의 당선으로 자영업자들은 향후 방역조치 완화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당시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 등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온 바 있다. 현재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따르면 오는 20일까지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을 23시로 제한하며, 사적모임 허용 인원은 최대 6인으로 유지한다.

남대문시장에서 3대째 고깃집을 운영하는 권남일(남, 44, 중구)씨는 “고깃집이다 보니 영업시간 제한이 매출에 치명적이었다”며 “윤 당선인은 기존의 방역조치를 완화해줄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매출 감소에 비해 정부 지원금이 턱없이 적은 것은 맞지만 그래도 마냥 떼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시장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거리두기 완화를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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