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에 환경세 등 각종 세금이 절반 붙어
가격 상승 빠르고 인하 느리다는 불만도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치솟은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서울 지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올해 초 1680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달 만에 ℓ당 320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울러 전국 휘발유 가격도 곧 ℓ당 2000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국내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땐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더디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아봤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은 원유 도입 비용과 관세,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 정유사와 주유소의 마진이 종합적으로 반영돼 산정된다.
이달 첫 주 전국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ℓ당 1764원)을 기준으로 최종 판매 가격이 산정되는 과정을 보면 먼저 정유사가 해외 시장에서 원유(ℓ당 약 817원)를 국내로 들여온다.
원유가 들어올 때 원유 가격의 3% 수준인 관세(ℓ당 25원)와 석유수입부과금(ℓ당 16원), 정유사 유통비용과 마진 등 88원이 더해셔 정유사의 ‘세전’ 휘발유 판매액이 산정된다. 3월 1주 정유사들의 평균 세전 휘발유 판매 가격은 946원이다.
다만 세전 가격에 각종 세금이 붙을 경우 가격이 2배 가까이 오르게 된다. 유류세로 교통에너지환경세, 주행세, 교육세와 부가세 등의 세금이 751원 안팎으로 붙는다.
이렇게 세금이 붙으면 세전 ℓ당 946원이었던 휘발유가 ℓ당 1697원으로 오르고, 여기에 주유소 유통비용과 마진 등 67원을 더하면 최종 소비자 판매 가격인 1764원이 나온다.
이렇게 판매되는 휘발유는 2주 전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휘발유 가격(ℓ당 817원)의 2배가 넘는다.
정부는 국제유가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우려해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줄인 바 있다. 이때 줄어드는 유류세는 전체 휘발유 가격이 아닌 820원의 유류세에 해당하는 164원이다.
한편 일각에선 국제유가 상승세의 반영은 빠르지만 하락의 반영은 더딘 부분을 두고 불만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격 상승·하락에 대한 소비자들의 민감도라 다르고 유통구조상 특성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사람들이 저렴한 주유소에 몰리면 해당 주유소의 유가가 오르기 전 재고가 조기 소진된다. 해당 주유소는 이후 정유사로부터 오른 유가가 반영된 새 물량을 공급받고, 휘발윳값을 올린다. 이 과정에서 결국은 비싼 물량을 받은 주유소만 남게 되고 재고 소진 시까지 유가가 내려도 가격이 오른 상태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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