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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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값진 땀방울을 흘린 대한민국 선수단이 귀국했다. 코로나19 속 철저하게 외부와 통제된 환경 속에서 치러졌던 이번 동계올림픽은 편파 판정과 피겨 선수 발리예바의 도핑 논란 등 많은 오점을 남긴 스캔들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 바로 다음날 열린 쇼트트랙 혼성계주에서 ‘편파 판정 시비’가 터졌고, 이어진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발생한 편파 판정 의혹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중국에 대한 불신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카밀라 발리예바는 대회 기간 중 도핑 샘플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파문을 일으켰다. 아울러 러시아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내놓지 않아 마스크를 쓰고 경기를 했고 은메달리스트 트루소바는 자신의 최종 순위를 확인한 뒤 오열하며 은퇴를 암시하는 말을 한 데 이어 시상대에서 손가락 욕설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규정을 무시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연속되면서 스포츠맨십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혼란한 상황이 이어졌다. 그나마 많은 한국 선수들이 쏟아낸 땀과 열정은 코로나19로 지친 전 국민에게 큰 위로의 시간이 됐다. 쇼트트랙 최민정 선수는 금빛 질주를 펼쳤고,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김민석 선수와 차민규 선수의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개막식 때부터 혼란의 연속이었다. 개막식 당시 조선족 대표의 한복차림을 두고 ‘한복 공정’ 여론이 도마 위에 올랐고, 이에 대해 한국 네티즌이 불만을 표출하자, 중국 네티즌의 댓글 테러도 지속됐다.

올림픽은 인류 화합을 위한 스포츠 행사다. 이번 올림픽은 방역의 이슈보다 판정 시비, 해프닝이 더 주목된 올림픽이었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올림픽 개최 의미를 되새기고,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위한 대제전이 돼야 한다.

코로나19 상황 속에 여러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열정으로 뜨거운 겨울을 만들어냈던 겨울 축제는 4년 뒤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는 코로나 없이 함께 손잡고 평화와 화합의 스포츠 축제를 여는 날을 기대해 보자. 국내 선수단도 장점과 보완점을 파악하고 더욱 과학적인 훈련 방식에 의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때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곧이어 전국동계체육대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코로나 여파로 동계체전이 취소됐지만, 올해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여세를 몰아 대회를 연다.

올림픽은 선수들에게 행복했던 시간이었고 이번 전국동계체육대회에도 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특별한 응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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