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경남문화예술회관 부지 내에 들어선 컨테이너 2개동 규모의 예술창작공간 ‘아트스페이스 남강’ 모습.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 2022.2.4
지난 2020년 경남문화예술회관 부지 내에 들어선 컨테이너 2개동 규모의 예술창작공간 ‘아트스페이스 남강’ 모습.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 2022.2.4

‘아트스페이스 남강’ 두고

”거장의 현대건축에 반하는

‘공사장 컨테이너’ 이전해야“

 

도립예술단 연습실 공사 중

”공론화없이 강행… 복구하라“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향당과 진주문화유산원이 4일 경남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예술회관에 대한 건축사적 가치 훼손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두 거장의 작품이 진주에 있다. 바로 모더니즘 건축을 이끈 고(故) 김중업 건축가의 경남문화예술회관과 김수근의 국립진주박물관”이라며 “그중 예술회관은 역사에 대한 관조와 깊이를 바탕으로 건축의 기능성과 낭만주의 경향이 표현된 걸작품”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현대 건축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인식과 각성 없이 문화예술회관의 건축사적 가치와 공간 미학이 훼손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며 “경남도립예술단 연습실 건축공사를 즉각 중단·원상복구하고 컨테이너로 만든 아트스페이스를 당장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경남문화예술회관은 2009년 리모델링 당시, 김중업 특유의 건축사적 가치의 훼손이라는 지역사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강행됐다. 이를 문화예술회관의 첫번째 불행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최근에는 경남문화예술회관 부지 내에 컨테이너 2개동 규모로 예술창작공간인 ‘아트스페이스 남강’이 지난 2020년 8월 들어섰다. 이를 두번째 불행으로 들었다.

진주향당은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가 작품인 문화예술회관에 들어선 예술창작공간이 고작 공사장 컨테이너를 활용해 만들어졌다”며 “꽃 그림이 그려진 컨테이너와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이 자리를 차지할 아무런 이유도 의미도 없다. 이는 심각한 부조화를 넘어 건축사적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향당과 진주문화유산원이 4일 경남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예술회관의 건축사적 가치 훼손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 건축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인식과 각성 없이 문화예술회관의 건축사적 가치와 공간 미학이 훼손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며 “경남도립예술단 연습실 건축공사를 즉각 중단·원상복구하고 컨테이너로 만든 아트스페이스를 당장 이전하라”고 요구했다. ⓒ천지일보 2022.2.4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진주향당과 진주문화유산원이 4일 경남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예술회관의 건축사적 가치 훼손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2.4

또 “세번째 불행이 자행되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주차장에 추진 중인 경남도립예술단 연습실 건축공사가 바로 그것”이라며 “이는 컨테이너 아트스페이스 남강에 이은 ‘건축 테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화예술회관이 가진 건축사적 가치와 공간 미학을 조금이라도 인식했다면 절대로 추진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현재 경남도는 도립예술단 창단에 따라 도립예술단 전용 연습실 건립을 추진 중이다. 문화예술회관 부지 내 문화·집회시설, 중공연장을 갖춘 1개동 지상 2층, 총면적 990㎡ 규모로 준공을 앞두고 있다. 경남도는 연습실을 예술단 공연 연습과 소규모 공연 등 다양하게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경남도립예술단의 연습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진주를 비롯한 도민들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었다면, 사전에 진주시민들과 사회적 합의와 공론화 절차를 거치는 것이 당연하고 마땅하다”며 “문화예술회관의 부족한 주차장 문제와 같은 진주시민들의 불편에 대한 대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한국 현대 건축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평가받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의 현주소이자 암울한 미래다. 돌아가신 김중업 건축가께서 뭐라고 하실지…”라며 “건축사적 가치와 공간미학을 훼손하는 일련의 일들은 더는 자행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들은 경남도에 ▲경남도립예술단 연습실 건축공사 즉각 중단·원상복구 ▲컨테이너로 만든 예술창작공간 아트스페이스 즉각 이전 ▲진주시민에 가치훼손에 대한 공개사과 ▲부족한 주차장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제시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진주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식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문화예술회관 전경.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 2022.2.4
경남문화예술회관 전경. (제공: 경남도) ⓒ천지일보 2022.2.4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