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S 사옥. (출처: 잡코리아)
TGS 사옥. (출처: 잡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정부가 교육 기관에 ‘1인 1스마트기기’를 지원하는 정책을 폈다. 천지일보는 해당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을 취재하고 교육청의 편파 행정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심층 보도를 기획했다. 제3보에서는 교육청 사업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탈을 쓴 중견기업의 문제에 대해 알아본다.

대·중견기업 계열사, 중소기업으로 분류

“조달 사업서 편법으로 中企 혜택 누려”

“컨소시엄 시 가점 받아… 불공정한 규정”

조달청 “관계사 조사 안 해… 중기부 소관”

TG삼보·에이텍·대우루컴즈, 중기간 사업

데스크톱 조달 시장 독점하는 삼총사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정부의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서 교육청이 대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대기업과 컨소시엄하는 중소기업(TGS)도 사실상 중소기업의 탈을 쓴 중견기업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중소기업을 명확하게 분류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24일 조달청에 따르면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서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중소기업을 포함하면 입찰 경쟁에서 가점을 얻는다.

부산광역시교육청 등 지난 사업에서 TGS(대표 이홍선)는 KT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중소기업으로서 참여해 왔다. 최근 전라남도교육청 입찰에도 KT, TGS, 닷넷소프트가 한팀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TGS는 티지나래그룹 계열사로 기타 정보기술 및 컴퓨터 운영 관련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TG는 총 4개의 계열사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말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계열사 정보에 따르면 TG나래(유한책임회사)가 지주회사이며 삼보컴퓨터(TG삼보), TGS는 자회사다. 티지엔컴퍼니는 대주주와 기타특수관계자(이해관계)로 돼 있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위세를 떨친 삼보컴퓨터가 TGS의 전신인 셈이다.

이 중 TG삼보와 TGS는 대표까지 같은 계열사다. 매출은 각각 991억·432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약 1400억원에 이른다. 연 매출 1000억원부터 중견기업으로 분류되지만 이들은 둘로 나뉘어 중소기업이 됐다.

때문에 TGS는 표면적으로는 중소기업이지만 이면적으로는 중견기업이다. TG가 중소기업 둘로 나뉜거 자체는 문제가 안 된다. 다만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특수를 누리는 게 문제다.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중견기업이 매출 1000억원 밑으로 법인을 만들어 중소기업으로 분류하고 특수를 누리는 게 말이 되냐”며 “이게 과연 중소기업이라고 볼 수 있냐. 관계사를 모두 다 조사해보면 중소기업이 아니다. 공정하지 못한 조달 규정”이라고 꼬집었다.

조달청은 컨소시엄 구성 시 해당 사업자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급하는 ‘중소기업 확인서’만 제출하면 중소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조달청 관계자는 “중견기업인지, 중소기업인지 분류하는 건 중기부에서 하는 일”이라며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고 우리가 다 조사할 순 없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 분리) 그런 게 편법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며 “중기부가 명시적으로 편법 행위라고 하면 감시를 하겠지만 그런 것도 없지 않냐”고 덧붙였다.

한편 TGS와 비슷한 사례로는 에이텍 외 에이텍시스템 등(대표 한가진, 매출 각 981억·232억원), 대우루컴즈(대표 김대훈·윤춘기, 매출 910억원) 외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이 있다. 이 셋은 PC 조달 사업(데스크톱 본체 사업) 등 ‘중소기업자 간 경쟁제품(중기 간 사업)’에 중소기업으로 참여 중이다. 그런데 사실상 중견기업부터 대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는 회사들이다. 상장사인 데다가 계열사까지 모두 합치면 매출이 수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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