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취업난과 역대급 물가상승률로 인해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최악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취업난과 역대급 물가상승률로 인해 청년들의 경제적 고통이 최악수준으로 나타났다. 작년 구직단념자가 62만 8천명으로 역대 최다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2019년 5월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12만 8천명, 2030이 절반

작년 ‘불완전 취업자’ 107만명… 일자리 질적으로 미흡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특히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는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13만명에 육박했다. 그중 절반은 2030 청년층이었다.

또한 작년 불완전 취업자는 107만명으로 나타나 고용이 질적으로 회복되진 않았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연합뉴스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구직 단념자는 62만 8천명으로,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구직단념자는 취업을 희망하지만 적당한 일거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거나 교육·경험·나이 등 자격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구직 활동을 쉬고 있는 사람이다.

일이 주어졌다면 시작할 수 있었고, 지난 1년 내 구직 활동을 한 경험도 있지만 지난 4주간은 이같이 노동 시장적인 이유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것이다.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 6개월 이상 구직활동을 했는데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12만 8천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첫해인 2020년(11만 8천명)보다 1만명(8.1%)이 늘었다.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2019년(-1만 3천명), 2020년(-2만 3천명) 2년 연속 감소했으나 지난해는 3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연령별로 보면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중에 2030이 6만 5천명으로 절반에 달했다. 이 가운데 20대가 3만 7천명, 30대가 2만 8천명이었다.

구직 기간이 1년 이상인 초장기 실업자도 1만 3천명으로 전년(7천명)보다 6천명(86.8%) 늘면서 역시 3년 만에 증가했다. 작년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전년보다 개선됐지만, 장기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이는 취업 실패가 반복되면서 장기 실업자가 늘고, 이 과정에서 구직을 단념한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실업자(103만 7천명)는 전년보다 7만 1천명 감소했고 실업률(3.7%)도 0.3%포인트 하락했다.

여성 취업 희망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작년에는 일자리가 양적으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늘었으나, 질적으로는 완전한 회복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문재인 정부가 국가재정을 투입해 공공부문이나 노인일자리에 집중하면서 양적으로는 늘었지만 대부분 단기 일자리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 3천명으로 전년보다 36만 9천명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친 2020년에 연간 취업자가 21만 9천명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년 감소폭 이상을 만회했다.

계절조정 취업자 수 기준으로 코로나19 사태 이전 고점(2020년 2월) 대비 100.2% 수준이다. 고용이 양적으로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한 셈이다.

그러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107만명으로 전년보다 1.7%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는 42.7%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에서 이들의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1년 3.9%로 커졌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고용동향을 조사할 당시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 취업을 희망하고, 추가 취업이 가능한 사람을 가리킨다.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구직자여서 ‘불완전 취업자’로 본다. 잠재취업가능자, 잠재구직자 등 잠재경제활동인구와 함께 확장실업률을 보는 고용 보조지표로 활용된다.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2016년 51만 2천명, 2017년 57만 1천명, 2018년 62만 9천명, 2019년 75만명으로 점차 증가하다,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에 2020년 108만 8천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95만 7천명으로 1년 전 2020년 12월(115만 7천명)보다 17.3% 줄었지만, 2019년 12월(74만 2천명)보단 29.0% 늘어났다.

지난해 연령별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를 2년 전과 비교해보면 50대가 9만 8천명 늘었고, 60대 7만명, 30대 6만 2천명, 40대 4만 8천명, 20대 4만명, 10대 2천명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결국 작년 양적으로는 많이 늘었지만 질적으로는 많이 부족한 상황인 셈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정부가 지난해 세금을 들여 노인인자리를 늘린 거 외에는 나아진 게 없으며, 세금을 들이는 공공일자리는 단기간에 그칠 뿐이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엑스포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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