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천지일보 DB
조국 전 법무부장관(왼쪽)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천지일보 DB

전 법무부 장관 딸 임용면접

1인 시위에다 성명문 발표도

“타병원서 불합격, 임용 안돼”

“한 개인의 문제… 선 넘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30)씨가 경남 진주 경상대병원 레지던트에 지원한 것을 두고 지역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조씨는 2022년도 전공의(레지던트 1년차) 추가모집에서 총 2명을 모집하는 경상대병원 응급의학과에 단독 응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난 16일 언론보도가 빗발쳤다.

다음날인 17일 조씨가 면접을 보러오자 지역에서는 여야할 것 없이 아침부터 1인 반대 시위를 벌이거나 이에 대한 반박 성명문을 발표하는 등 팽팽히 맞서고 있다.

먼저 이날 아침 국민의힘 김재경 전 국회의원은 경상대병원을 찾아가 조씨를 임용해선 안 된다며 노골적인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지난해 8월 부산대가 조민씨의 의전원 입학 취소 예정처분을 한 후 오는 20일부터 청문 절차를 거쳐 최종결정을 내릴 예정이어서 레지던트 지원자격이 소급 해지될 우려가 높다”며 “의사면허 박탈로 이어지면 대학병원이 무면허 진료 등의 민·형사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류 위조 부정입학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높아 학생과 동료 의사 병원 구성원들 사이에 거부감이 크고 타 대학병원에서 여러 사정이 참작돼 이미 불합격 처분을 받은 바 있다”며 “조민씨의 입학으로 각인될 경상대의 불명예로 인해 시민과 대학 구성원·동문들이 상처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개인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국회의원이 17일 아침 경상대병원 앞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의 임용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8
국민의힘 김재경 전 국회의원이 17일 아침 경상대병원 앞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씨의 임용을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8

더불어민주당 갈상돈 전 진주시장 후보가 대표로 있는 진주혁신포럼은 김 의원이 1인 시위를 벌인 뒤 성명서를 통해 “김 의원은 지방선거 출마를 겨냥한 보여주기식 정치적 1인쇼를 당장 중단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주혁신포럼은 “김 전 의원이 지역에서 4선 의원까지나 하고 피의자들의 무죄를 밝히는 일을 업으로 삼아온 변호사임에도 대법원 확정판결도 나지 않은 조민씨에 대해 임용 거부 1인 시위를 벌이는 행태는 정치인으로서나 변호사로서나 부끄러운 일”이라고 규탄했다.

대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기도 전에 하급심의 판결을 놓고 한 젊은이의 인생을 정치적으로 재단해선 안 된다“라며 “지원자격에 문제가 없다면 병원의 임용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진행하면 되는 일이다. 임용 여부를 정치적으로 판단한다면 병원의 명예는 심각하게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들은 공청회를 준비하는 부산대 측에도 “조민씨의 의전원 합격 취소와 같은 경솔한 결정을 내린다면 부산대는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NS에서도 조민씨가 대학병원에 면접을 봤다는 것을 두고 정치적으로 의견이 갈리자 팽팽한 찬반양론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공인도 아닌 한 개인을 이렇게까지 해도 괜찮은건지 모르겠다” “사생활 보호라는게 있는데 선을 넘은 것 같다” “한 청년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이들은 “성적 조작 장학금 탈취, 표창장 위조 의혹 있는 사람이 끝까지 병원 쪽에서 일하려고 한다. 임용되면 안 된다” “의사면허 자격증 박탈해야 한다” “원서 접수도 거부해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조민씨에 대한 합격여부 발표는 오는 18일 병원 홈페이지에 공고될 예정이다. 이 병원은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총 5개 과목에 7명 모집 공고를 낸 바 있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오른쪽)씨가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면접을 위해 병원에서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7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1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오른쪽)씨가 경남 진주에 있는 경상대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면접을 위해 병원에서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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