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선다. (출처: 뉴시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선다. (출처: 뉴시스)

UAE 도착한 문대통령 내외… 6박 8일 순방 일정 돌입

두바이서 UAE 총리와 회담… 17일 한·UAE 정상회담도

18일 사우디 공식 방문… 정상회담, GCC 사무총장 접견

20일 이집트와 수소‧방산 등 논의… 아프리카 진출 교두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5일(현지시간) 첫 번째 방문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 도착해 6박 8일 간의 순방 일정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UAE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을 차례로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이 지역의 핵심인 중동·아랍권 국가를 대상으로 실질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아프리카 진출 교두보 마련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임기 말임에도 숨가쁜 경제외교 행보 속 양국 간 만남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된다.

◆16일, UAE와 수소협력 등 논의

전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편으로 출국한 문 대통령 내외는 약 11시간 비행 끝에 이날 오후 7시께 UAE 두바이 왕실 국제공항에 안착했다.

공항에는 이석구 주UAE 대사 내외, 문병준 주두바이 총영사 내외가 나와 영접했다. UAE 측에서는 수하일 모하메드 알 마즈로이 에너지인프라부 장관, 압둘라 사이프 알누아이미 주한UAE 대사 등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은 2018년 3월 공식방문 이후 4년만이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자의 초청으로 1박 2일간 실무방문하게 됐다.

문 대통령은 여독을 푼 뒤, 순방 이틀째인 16일 오전 두바이에서 양국 경제인들의 자리인 ‘한-UAE 수소협력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참석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UAE 내 우리 기업의 진출을 당부하는 등 경제외교의 일환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2020 두바이 엑스포’ 한국의 날 공식행사에 참석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정상과 일반 관람객 등을 상대로 엑스포 내 한국관을 소개하며 직접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 활동에 나선다.

이후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UAE 총리 겸 두바이 통치자와 회담한다. 회담에서는 수소 관련 양국 간 협력 방안과 기후변화 대응, 인프라 건설, 우주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17일에는 아부다비로 이동해 모하메드 왕세제 주최의 ‘아부다비 지속가능성 주간(ADSW) 개막식 및 자이드상 시상식’ 행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청와대는 탄소중립과 클린에너지를 주제로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 발전과 관련한 선도적 역할에 대한 의지를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모하메드 왕세자와 한·UAE 정상회담을 갖고 엑스포, 기후변화, 국방·방산, 보건의료, 우주·과학기술 등 양국 관계 발전 방안을 협의한다. 양국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첫 순방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왕실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중동 3개국 순방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첫 순방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왕실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사우디‧이집트 잇단 방문… 경제외교 속도

문 대통령은 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잇따라 방문해 경제외교 행보에 속도를 낸다. 18일부터 이틀간은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은 사우디를 공식 방문한다.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제의 초청을 받았다. 사우디는 중동 지역 우리의 최대 교역국이자 해외건설 누적 수주 1위국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제와 회담을 하고, 양국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한-사우디 스마트 혁신성장 포럼’에도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포럼 참석 계기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회장인 야시르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도 만난다.

19일에는 나예프 알 하즈라프 걸프협력회의(GCC) 사무총장을 접견하고, GCC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재개를 발표한다.

마지막 순방국은 이집트다.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우리 정상으로는 역대 2번째이자 16년만의 공식 방문이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가 있는 국제 물류의 중심지다. 이에 따라 중동‧아프리카로의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역으로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

문 대통령은 20일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의 지속 가능 성장 협력 및 미래지향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두 나라 간 양해각서(MOU) 서명식과 공동언론 발표에 이어 공식 오찬에도 참석한다.

또 양국 기업들 간 전기차, IT, 교통 등 미래·친환경 산업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하는 ‘한-이집트 미래·그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도 자리해 친환경 미래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를 끝으로 문 대통령 내외는 21일 이집트를 출발해 우리 시간으로 다음날인 22일 서울공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중동 3개국 순방에는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공식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했다. 임 전 실장은 재직 시절부터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 등 UAE 고위급 인사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했고, 2020년 2월에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하기도 했다.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 (출처: 연합뉴스)
국산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 (출처: 연합뉴스)

◆중동 순방 키워드는… 방산‧수소‧건설 수주

그간 계기가 될 때마다 줄기차게 방문 요청을 하는 등 중동 3개국의 거듭된 구애와 우리 정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맞물려 만남이 성사된 셈인데, 앞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이들 나라에 대한 방문이 수차례 연기됐던 터라 양국 정상 간 나눌 논의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외교가에서는 벌써부터 문 대통령이 들고 올 선물보따리가 과연 얼마나 될지 계산기를 두드리는 분위기다.

외교가 안팎에선 중동 순방의 배경엔 무엇보다 K-방산, 수소 에너지 협력, 건설 인프라 수주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청와대도 양국 간 만남에서 수소 등 미래에너지 협력 강화를 중심으로 방산 및 건설 수주, 수출 증진 등 미래 먹거리를 위한 다양한 내용이 대화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우리의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해상물류체계 안정에도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했다.

우선 수소에너지 협력 분야를 보자. 중동 국가들은 전 세계의 탈탄소화 추세에 따라 석유를 대체할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다. 수소 에너지는 어디에서나 추출할 수 있고, 석유나 천연가스에서도 또한 그렇다.

하지만 이 수소를 어떻게 생산하고, 유통하고, 저장하고 활용할 것이냐가 관건인데 관련 기술을 우리가 확보하고 있어 이들 나라는 차세대 수소 산업까지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산 부문에서는 상당한 수주 실적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UAE는 이미 지난달 약 35억 달러(약 4조 1400억원) 규모의 우리 중거리 지대공유도무기 천궁(M-SAM) 구매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아울러 사막형 흑표 K전차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는데다 K-9자주포 획득사업, 레드백 장갑차 등 수출 타진을 조율 중에 있고 이는 사우디나 이집트도 같은 입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KF21 국산 전투기 도입과 자주 국방의 중추가 될 저궤도 위성 감시시스템 도입에 대한 검토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산 전투기의 문제점과 독선적인 관리모드로 인해 우리 정부쪽으로 급격히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 인프라 관련 수주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례로 총 5000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북서부 홍해안 미래형 도시건설 프로젝트 ‘네옴 시티’ 건설 등 각종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우리 업체들의 관심이 높다.

철도·도시 인프라, 공단 건설 등 수주가 활발할 것이라는 얘기인데, 그간 중국 측에 맡겼던 공사들이 하자투성이었던데다가 차후 관리도 미진해 이들 나라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있는 상황인지라 관련 협의가 유리하게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외에도 공급망 문제, 사막 녹지화를 위한 담수 플랜트, 스마트팜(농업) 관련 기술 등에 대한 협력도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도심형 수소·전기차 융복합 충전소 ‘양재그린카스테이션’ 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한 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9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도심형 수소·전기차 융복합 충전소 ‘양재그린카스테이션’ 내 전기차 충전소에서 한 차량이 충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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