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뉴시스)
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출처: 뉴시스)

2년 연속 한국인 오른 오스카

글로벌 OTT 주목 받는 한국

BTS, 아시아 최초 AMA 대상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우리에게는 늘 좋은 영화, 드라마가 있었다. 단지 세계가 지금 갑자기 우리에게 주목할 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강타한지 벌써 2년이 됐다. 여기저기서 코로나19로 곡소리가 나는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K-콘텐츠’다. 어느새 전 세계에 ‘한국’의 매력이 뻗어가는 가운데 2021년 한 해 동안 어떤 ‘K-콘텐츠’가 전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렸는지 살펴봤다.

◆ K-할머니, 트로피를 들다

올 초 미국으로부터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것에 이어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 여우조연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로써 아카데미에서 2년 연속 한국인의 이름이 호명됐다. 윤여정은 “난 한국 사람이고, 한국배우”라며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인들 대부분 나를 ‘여영’이나 ‘유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다”라고 재치있는 소감을 전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에 이민을 간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뤘다. 윤여정은 극 중에서 미국 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딸의 부부를 돕기 위해 미국으로 간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영화는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 제 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고 이외에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그러면서 ‘순자’역을 맡은 ‘윤여정’에게 스포트라이트가 가기 시작했다. 40년이 넘는 연기 인생의 보답이라도 받는 듯 40여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은 그는 어느 자리에서든지 당당했고 거침없었다. 이에 국내에서는 ‘윤며들다’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이라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해외에서는 ‘세비지 그랜마(Savage Granma, 솔직한 할머니)’라고 애정을 보냈다.

‘오징어 게임’ 스틸컷. (제공: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1.10.15
‘오징어 게임’ 스틸컷. (제공: 넷플릭스) ⓒ천지일보 2021.10.15

◆ 전 세계인을 사로잡은 ‘K-드라마’

2021년 K-콘텐츠를 이야기 하는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다. 무려 53일간 전 세계 넷플릭스 콘텐츠 순위 1위에 올랐던 ‘오징어 게임’은 유튜브에서 ‘왕좌의 게임’의 기록 역시 넘어섰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단순히 시청을 넘어서 극중에 나온 옷과 놀이를 즐기는 ‘밈현상’까지 두드러졌고 전 세계가 즐기는 콘텐츠가 됐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 이후 공개된 ‘지옥’도 1위에 오르면서 전 세계의 시선이 ‘K-드라마’로 향하고 있는 것이 입증됐다. 최근에 공개된 ‘고요의 바다’도 꾸준히 순위를 올리고 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차기 오징어 게임을 찾아서 한국의 TV 쇼를 놓고 전쟁 중인 스트리밍 서비스들’이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기사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비영어 프로그램 ‘톱 6’ 가운데 4편이 한국 콘텐츠였으며 올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에 이어 ‘HBO맥스’도 한국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이 ‘저비용으로 고품질 콘텐츠를 만드는 나라’로 인식되면서 글로벌 OTT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디즈니플러스가 지난 10월 아태 지역에서 28개 신작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 가운데 7편이 한국 콘텐츠다. 이에 국내 OTT도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힘쓰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년 만의 대면 콘서트를 개최한 그룹 BTS가 2일(현지시간) 공연을 끝으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일정을 마무리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네 차례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공연을 펼쳤다. (출처: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년 만의 대면 콘서트를 개최한 그룹 BTS가 2일(현지시간) 공연을 끝으로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일정을 마무리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네 차례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공연을 펼쳤다. (출처: 연합뉴스)

◆ 전 세계를 보랏빛으로 물들인 BTS

영화와 드라마보다 앞서 전 세계를 한국에 빠지게 한 것은 ‘K-POP’이다. 동방신기·빅뱅 등 한류를 이끌었던 한국 아이돌은 이제 ‘K-POP’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삼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방탄소년단(BTS)은 단연 돋보인다.

BTS는 올해 5월 ‘버터(Butter)’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1위에 올랐다. 이어 발매한 7월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와 9월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도 1위에 올랐다.

게다가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4년 연속 수상과 아시아 가수 최초로 대상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내년에도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부문에서 아시아권 가수가 후보로 지명된 것은 최초여서 시선을 끈다.

이러한 인기를 여실히 드러낸 것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콘서트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열린 오프라인 콘서트에 전 세계 아미(BTS 팬)들이 모였고 4차례 콘서트 모두 매진시키면서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빌보드는 BTS가 해당 콘서트로 약 394억 원을 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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