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볼트EUV와 2022년형 볼트EV. (제공: 한국GM)
쉐보레 볼트EUV와 2022년형 볼트EV. (제공: 한국GM)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시대로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간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3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현대차가 3만 4716대, 기아가 2만 2958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7만 9883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현대차·기아가 70%가량을 차지했다.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1만 9250대로 가장 많았고, 포터 1만 3142대, 코나 1428대, G80 848대 등의 순이다. 기아의 경우 봉고 8798대, EV6 7326대, 니로 6807대, 쏘울 27대 등이다.

이와 비교해 한국GM은 볼트EV를 1016대 팔았고, 르노삼성차는 르노 조에 724대, 트위지 289대에 그쳤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한국은 7만 1006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96% 성장했다. 이처럼 전기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에선 현대차와 기아만 속도를 내고 있고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한국GM은 올해 하반기에 신형 볼트EV와 볼트EUV를 국내 출시해 국내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었지만 배터리 화재에 따른 배터리 결함 이슈와 맞물려 국내 출시가 연기된 상황이다. GM은 배터리 결함 이슈로 대규모 리콜을 단행, 8~10월 볼트EV의 생산이 중단됐었다. 볼트EV는 이달부터 배터리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GM은 2025년까지 새로운 전기차 10종을 출시해 보급형 모델부터 고성능 차량, 트럭, SUV, 크로스오버, 럭셔리 모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수입 전기차 10종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GM은 한국GM에 전기차 신차 배정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르노 조에(ZOE).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21.7.18
르노 조에(ZOE).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21.7.18

유럽에서 잘나가던 르노 조에는 국내에서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르노 조에는 지난해 유럽에서 10만대 이상 팔리며 유럽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차량 중 하나다. 르노삼성차는 내년에 XM3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 시장에 출시해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완성차 간의 양극화와 관련해 “굉장히 고민이 많은 구조다.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반면 마이너3사의 전기차가 제로화됐고 전기차를 외국에서만 가지고 들여오다 보니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만 판매되는 독점구조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생태계가 사업하기 힘든 구조로 바뀌고 있고 미래 산업 먹거리가 빠져나가고 있다”며 “그 부분에 적극적으로 조치를 안 하면 일자리도 잃고 핵심적인 역량이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GM이 10가지 나오는 전기차를 다 미국에서 생산하겠다고 말했으니 국내 공장의 존립에 대한 부분도 고민이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