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4

‘역대급 비호감 대선’ 평가

李·尹 박빙 승부로 예상

캐스팅보트 역할 커질 듯

[천지일보=원민음 기자] 제20대 대통령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은 필승을 위한 전략을 내세우며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떨어지고 선거대책위원회의 계속된 잡음으로 피로도가 심해지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의 격차도 좁혀진 상태다. 대선에서 득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두 후보는 적은 수의 지지층이라도 무조건 잡으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선 판세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포인트 3가지를 짚어봤다.

◆흐름 바뀐 2030… 합리적 선택하는 MZ세대

최근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초 출생자)’가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로 떠올랐다. 원래 2030세대는 작년까지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짙었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서 촛불시위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키웠고, 2017년 제19대 대선(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2020년 제21대 총선 등 전국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소위 민주당의 든든한 지지계층이었다.

그러나 올해 4.7재보궐선거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 ‘LH 특혜 의혹’ 등 공정성 논란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실망한 MZ세대가 문 정부에 등을 돌렸고, 결국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자리는 야당이 꿰찼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지상파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게 20대는 55.3% 30대는 56.5%가 나왔다. MZ세대의 선택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에 중대한 역할을 한 것이다.

이 흐름은 내년 대선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거대 양당의 두 후보 모두 청년세대를 위한 공약 개발과 소통 등으로 MZ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뚜렷하지 않은 20대는 유권자로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양당 후보 모두 비호감도가 높아 MZ세대에서 투표를 포기하는 이들도 많을 수 있다. 이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현실적이며 합리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민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여섯 번 검증된 대선 캐스팅보트 ‘충청

선거철 캐스팅보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 바로 ‘충청’이다. 영남과 호남은 특정 정당들의 지지세가 뚜렷한 반면, 충청은 상대적으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가 고정돼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충청의 표심은 늘 선거의 승패를 좌우해왔다.

특히 14대 대선부터 19대 대선까지 여섯 번을 돌아본다면 충청권에서 승리한 후보가 모두 대통령에 당선되기도 했다.

1987년 치러진 13대 대선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김영삼 후보를 충남·북에서 각각 10%p 이상 벌리면서 당선됐다. 5년 후 열린 14대 대선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전·충남·북에서 각각 35%, 36%, 38%를 차지해 당시 김대중 후보(28%·28%·26%)와 정주영 후보(23%·25%·23%)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회창 후보에 밀리는 상황을 DJP연합이라는 정치적 연합을 통해 돌파한 바 있다. 충청권의 표심을 자신에게로 돌리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 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전·충남·북에서 각각 45%, 48%, 37%의 표를 얻어 당시 이회창 후보(29%·23%·30%)와 이인제 후보(24%·26%·29%)를 누르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16대 대선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신행정수도 이전’을 내걸고 충청 표심을 얻어 대전·충남·북에서 55%, 52%, 50%의 절반을 넘는 득표율로 이회창 후보(39%·41%·42%)를 상대로 이기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전·충남·북에서 각각 36%, 34%, 41%를 얻어 당시 정동영 후보(23%·21%·23%)를 이겼고, 지난 18대 대선 땐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전·세종·충남·북에서 49.95%, 51%, 56%, 56%를 얻어 당시 문재인 후보(49.70%·47%·42%·43%)에게 대선 승리를 따냈다.

따라서 20대 대선을 100일 앞둔 현시점에서 대선 후보들은 충청권 공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폭력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폭력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25

◆안철수·심상정·김동연 ‘제3지대’ 판세 흔들기

역대 대선에서 주요 변수 중 하나는 거대 양당과 제3지대의 단일화로 인한 판세 뒤집기도 있어왔다. 15대 대선에선 DJP연합이라는 전략으로 정권교체에 성공했지만, 반대로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선거에서 제3지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3수생’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각각 ‘정치 재편’ ‘시대 교체’ ‘정치 교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대선판에 뛰어들었다. 거대 양당 중심의 정치 구도를 깨부수자는 점에서 공통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특히 거대 양당 후보에 실망한 중도·무당층 등을 발판삼아 새로운 세력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제3지대 공조를 통한 판 키우기 시도가 나오고 있다.

심 후보는 24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양당 체제 종식 그 자체가 시대정신”이라고 주장하며 제3지대 공조를 제안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 김동연 후보도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제가 제안을 했고 지금 실무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심 후보 발언으로 제3지대 후보들 끼리 연대 가능성까지는 야기되나 단일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심 후보는 진보 성향 지지층, 안 후보는 중도·보수층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그 이유다. 또 서로가 추구하는 방향도 그동안 달라왔기 때문이다. 심 후보도 이날 단일화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상태다.

거대 여야는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차기 대선이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초박빙 승부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3지대 후보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대를 추구하려는 움직임도 있고 잇따른 러브콜들도 공공연히 들려온다. 다만 제3지대 후보들은 계속해서 완주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남은 100일의 시간동안 이들의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청년들과 ‘시대교체호’라고 이름 붙인 로켓 모형에 ‘시대교체’ 판넬을 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1.1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청년들과 ‘시대교체호’라고 이름 붙인 로켓 모형에 ‘시대교체’ 판넬을 붙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