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적 선대위 쇄신 나선 李
열린민주당과의 합당도 추진
금주 與 ‘텃밭’ 호남지역 방문
尹, 중도층 외연 확대에 방점
김한길이 이끄는 새시대준비위
옛 與 인사들 영입에도 집중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선 후보가 본선 초반 다소 엇갈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른바 ‘집토끼’로 불리는 지지층 다지기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는 이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머물면서 좀처럼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는 기류와 맞물린다.
◆지지율 박스권 李, 선대위 수술
이에 따라 이 후보는 대대적인 선대위 쇄신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지만, 기민하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지적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용광로 선대위를 표방하고 있지만, 대선 경선 후유증으로 지지층이 완전히 결집하지 못했다는 지적과도 맞닿아 있다.
선대위 쇄신의 전권을 위임받은 이 후보는 전날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한다”며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 새로운 민주당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민주당의 모습으로 반성, 민생 실용개혁, 유능·기민을 지목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추진도 범여권 지지층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협상대표인 우상호·송갑석 의원과 열린민주당 협상대표인 정봉주 전 의원과 김의겸 의원은 전날 만나 “대선 승리와 사회 개혁을 위해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양당의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른 민주개혁 진영에게도 문호를 열고 적극 연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양당 당원들의 최종 의견을 물어 가급적 연내에 통합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이 몰려 있는 호남 지역을 방문한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국민버스)’ 전국 순회를 진행 중인 이 후보는 PK(부산·울산·경남)와 대전·충남·충북에 이어 이번 주에는 호남권을 찾는다. 이 역시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이 후보가 호남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앞지르고는 있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흐름과 무관치 않다.
이렇게 이 후보의 지지율 답보로 인한 위기론이 작동하며,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9~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윤 후보는 40.0%, 이 후보는 39.5%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전주와 비교하면 5.6%p 하락했으며, 이 후보는 7.1%p 상승했다. 양자 간 격차는 13.2%p에서 0.5%p로 좁혀졌다.
◆김한길 전 대표 등 영입 공들인 尹
반면 윤 후보는 ‘산토끼’로 분류되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민주당과 달리, 대선 경선 이후 이렇다 할 후유증이 불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외연 확대에 무게를 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아직 선대위 진용이 다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윤 후보는 21일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이준석 당대표와 함께할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위원장을, 새시대준비위원장에 김한길 전 대표를 임명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가 세 사람을 통해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고, 집권 후 진보 진영을 떠안는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후보는 특히 김 전 대표에 대해 “중도, 합리적 진보를 포용할 분으로서 적임자가 아닌가 해서 여러 차례 부탁을 드렸다”며 “그간 많이 고심했던 김 전 대표께서 새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정권교체에 함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시대준비위를 이끄는 김 전 대표는 중도층 공략을 위한 가교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 비노계 원로인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2015년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등 대표적인 비문·반문 인사로 분류된다. 중도층을 비롯한 호남 인사를 영입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향후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선대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 중심의 선대위, 국민과 함께하는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에 방점을 찍었다”며 “우리 당원과 정권교체를 지지하는 분들이 중심이 되고, 김한길 전 대표를 영입하고 새시대준비위를 발족하면서 당의 외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옛 민주당 인사들을 영입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김동철·박주서 전 의원이 경선 과정에서 합류했다. 윤 후보는 또 무소속 이용호 의원과 최근 식사를 하면서 영입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윤 후보는 호남 표심에 구애를 던지고, 중도층·반문층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이 후보는 집토끼도 결집을 못하고 있어 그런 행보에 나섰다. 열린민주당이 친문계 또는 진보 색채가 강한데, 아직도 비토 그룹이 있어 이들을 통합하고 외연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윤 후보는 아직 선대위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김 전 대표 등을 영입한 건 중도 외연 확장을 겨낭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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