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매타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1.11.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매타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1.11.12

“욕설 구설수에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

“대장동 의혹 국민 허탈감 읽지 못해”

재난지원금 철회 등 잇따른 저자세 보여

민주당 향해 “우리도 확 바뀌면 좋겠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한 데 이어 대장동 의혹에 대해 해명보다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 대선을 겨냥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욕설 등 구설수에,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며 “대장동 의혹도 ‘내가 깨끗하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많은 수익을 시민들께 돌려 드렸다는 부분만 강조했지, 부당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에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이재명다움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새시대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이재명이 민주당화되었다’는 지적에는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저의 부족함이 많은 분들을 아프게 해드렸다. 죄송하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당초 대장동 의혹을 두고 ‘국민의당 게이트’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오히려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이 후보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은 것이다. 그러자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을 수용한다며 전략 선회에 나섰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에 대한 사과가 먼저여야 한다고 고개를 숙인 데는 최근 지지율 추이와도 무관치 않다. 그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힌 형국인데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10%p 벌어진 상황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가 종이로 가려져 있다. ⓒ천지일보 2021.9.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자산관리 사무실 입구가 종이로 가려져 있다. ⓒ천지일보DB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여야 대선주자 4자 구도에서 윤석열 후보 42%, 이재명 후보 31%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보면 윤 후보는 50대와 60대 이상에서 각각 46%, 59%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이 후보는 40대(41%)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결국 이 후보가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는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의 변화를 주문했다.

이 후보는 “거대 여당으로서 부동산, 소상공인 보상, 사회경제 개혁 등에서 방향키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국민의 요구, 시대적 과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당내 인사들의 흠결은 감싸기에 급급했다”며 “민주당에 실망해 가는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개선하는 노력도 부족했다. 국민이 기대하는 개혁성과를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려운 국민의 삶과 역사퇴행의 위태로움을 생각하면 이제 변명, 고집, 좌고우면은 사치”라며 “저부터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그 마음으로 돌아가 새로 시작하겠다. 저의 이 절박한 마음처럼 우리 민주당도 확 바뀌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당정과의 갈등을 야기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책의 선회를 꾀한 배경에는 국민적 여론 역시 부정적인 의견이 우세한데다 재정 당국의 반대에도 재난지원금을 밀어붙일 경우, 자칫 독선적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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