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10.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제공: 이낙연 캠프) ⓒ천지일보 2021.10.10

이재명, 턱걸이로 결선 투표 면해

중도 사퇴 후보 표 논란은 지속

이낙연 지지층 당사 앞 시위 독려도

文 대통령 메시지는 변수로 작용할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더불어민주당 20대 대선 후보로 최종 확정됐지만, 이낙연 전 대표 측이 무효표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경선 불복을 둘러싼 내홍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는 전날(1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지역 순회 경선에서 전체 누적 득표율 50.29%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으로 직행했다.

이 후보는 서울 지역 경선에서 51.45%를 기록했고, 이낙연 전 대표는 36.5%로 2위를 차지했다. 반면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선 이 전 대표가 62.37%를 기록했고, 이 후보가 28.3%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의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을 민주당 지도부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두 후보의 득표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고 총투표수에 넣었다면,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2만 3731표)와 김두관 의원(4411표)의 무효표까지 총 득표수에 합산할 경우 이 지사의 득표율이 과반 아래로 내려가는 상황이다. 만일 정 전 총리와 김 의원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하지 않고 총투표수에 그대로 뒀다면 다른 사유로 발생한 무효표를 제외한 누적 득표는 145만 9094표가 된다. 결론적으로 이 지사의 득표율은 49.33%, 이 전 대표의 득표율은 38.41%로 각각 조정된다. 이렇게 된다면 이 지사가 과반득표에 실패함에 따라 이 전 대표와 4~5일 후 결선투표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인터넷 상에서 민주당사 앞 시위 소집을 독려하는 등 경선 불복이 현실화하기도 했다. 실제 서울 경선 당일 결과를 확인한 일부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여의도 당사 앞에 모여 결선투표를 주장하며 지도부를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0

이 지사는 후보 확정 후 JTBC·연합뉴스TV·YTN 등 방송사 연쇄 인터뷰에서 “마지막에 예측했던 것보다는 다른 결과가 나왔긴 하다”라면서도 “이것도 국민 뜻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신중하게 더 열심히 하라는 회초리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저야 시험 보는 입장인데 합격하느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원팀 봉합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박근혜‧이명박 후보가 경쟁하던 (한나라당) 상황이라든지, 또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그 이전 경선 과정을 보면 지금 이낙연 후보와 나와의 공방은 사실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는 ‘필연캠프 공동선대위원장 설훈‧홍영표’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낙연 필연캠프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경선 후보의 중도 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소속 의원 전원이 긴급회의를 갖고 당 대선후보 경선 무효표 처리에 대한 이의제기를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오는 11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의 제기서를 공식 접수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도 이날 서울 경선 뒤 기자들과 만나 “차분한 마음으로 책임이 있는 마음으로 기다려 주길 바란다”며 “제 정리된 마음은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선 경선 결과에 승복하느냐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다만, 이상민 선거관리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이재명 후보가) 과반을 넘어서 당규에 따라 후보자로 선출됐다. 후보자가 선출됐고 당에서 공식 후보로 아까 송영길 대표가 추천서를 교부한 것”이라며 “경선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드러난다면 모르지만 경미한 하자로 결과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이낙연 캠프 측에서 이의를 제기할 경우, 선관위 권한에 있는 판단 사항인지 먼저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탈락한 후보들을 향해 “위로와 격려를 전한다”며 “앞으로도 함께 노력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한 것은 변수다. 이 지사에 힘을 실어주면서 경선불복 논란이 불거지면, 대선 본선 가도에서 여권 전체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확정된 만큼 이를 뒤집고 다시 결선투표를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논란 자체로 이재명 후보가 입는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이재명 캠프) ⓒ천지일보 20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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