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본관 ⓒ천지일보 2019.8.29
한국은행 본관 ⓒ천지일보 2019.8.2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기준금리가 0.5%p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가 6조원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1인당 이자가 약 30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특히 고소득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연내 0.25%p 추가 인상을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총 0.5%p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1년 9월)’ 보고서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각각 0.25%p, 0.5%p 인상될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은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2조 9000억원, 5조 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대출자 1인당 연이자 부담도 작년 말 271만원에서 각각 286만원, 301만원으로 15만원, 30만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이러한 값을 추정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폭만큼 가계와 기업의 대출금리도 동일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자체 경제 전망에 따라 올해 가계 소득과 기업 매출 등이 전반적으로 개선된다는 전제를 깔았다.

이를 토대로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규모를 계산한 결과 2020년 271만원에서 0.25%p 인상시 286만원, 0.50%p 인상시 301만원으로 증가했다. 0.50%p 인상시 소득수준별로는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자가 38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취약차주 역시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증가폭이 컸다.

특히 대출 규모가 큰 소득 상위 30% 고소득자의 이자는 기준금리 0.5%p 인상에 따라 38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43만원 늘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자주의 이자도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53만원 급증했다.

2020년말 35.9%였던 대출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기준금리가 0.5%p 오르면 36.3%로 0.4%p 상승하게 된다. 그만큼 소득 대비 채무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자영업자의 이자부담은 0.25%p 인상 시 1조 5000억원, 0.50%p 인상 시 2조 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상시 자영업자의 DSR은 37.8%에서 각각 38.3%, 38.7%로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자영업자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기업의 이자부담 규모는 0.25%p 인상 시 2조 1000억원, 0.50%p 인상 시 4조 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규모별로 기준금리 0.50%p 상승 시 대기업이 7000억원, 중소기업이 3조 6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부담, 금융기관의 복원력 변화 등을 살펴본 결과 가계, 기업, 금융기관들이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며 “다만 일부 취약부문의 경우 금리 상승과 각종 금융지원 조치 종료로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선별적 정책 대응도 필요하다”고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