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여전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6일 기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0.40% 올라 4주 연속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8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 중이다. 사진은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1.9.11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뛰는 집값과 전세값을 마련하기 위해 20~30대 청년층이 올해 2분기에만 받은 은행권 대출이 전체 대출의 7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1년 9월)’ 중 최근 청년층 가계부채 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20~30대 청년층의 가계부채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확대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가계부채의 27.0%까지 상승했다가 올 2분기 26.9%를 기록했다. 또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올 2분기 12.8%로, 여타 연령층의 7.8%를 크게 웃돌았다.

주목할 점은 청년층 가계대출의 경우 은행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해 올 2분기에는 은행권 대출이 전체 대출의 69.8%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곧 집 때문에 빚을 내는 청년층이 많다는 얘기다. 청년층은 또한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차주 비중도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청년층의 비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1분기 8.6%에서 2분기 13.5%로 뛰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이 막힌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이 청년층이 빚을 지는 것은 대부분 주거지 마련 때문으로 분석된다. 2분기 기준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비중은 여타 연령층에 비해 낮았지만,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은 연령대 특성상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25.2%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층의 7.8%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높은 전세값의 영향으로 청년층의 전세자금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대 증가율을 지속했다. 20~30대의 전세자금대출 증가율은 올 2분기 중 21.2%를, 앞서 지난 2019년에는 30.5%, 지난해는 29.5%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청년층의 가계부채 증가 기여율은 2018~19년 30.4%에서 지난해 이후 올 2분기까지 41.5%로 확대됐다. 이 가운데 주담대 및 신용대출 기여율은 각각 1.5%→6.6%, 8.3%→13.7%로 커졌다.

이에 대해 한은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청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담대도 증가했다”며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 중 청년층의 거래 비중이 36.6%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주거지 마련뿐 아니라 청년층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다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의해 신용대출 증가율도 가팔랐다. 20~30대 신용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이후 여타 대출보다 빠르게 상승해 올 2분기에는 1년 전 대비 20.1%를 나타냈다.

금융기관에서 3건 이상 빚을 낸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청년층 취약자주 비중은 감소세를 지속해 올 2분기 6.8%까지 떨어졌지만, 저소득 차주 비중은 올 2분기 24.1%로 여타 연령층의 14.4% 대비 높았다.

급증하는 가계부채 중에서 청년층의 주담대 및 신용대출 등 자산시장과 연계된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청년층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상승하고 있고 취약차주 비중도 여타 연령층에 비해 높은 상황이라 우려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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