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미국 해병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미국 해병대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국방부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동부지역에서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실시해 카불 공격을 계획 중이던 IS 대원을 살해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빌 어번 미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군은 오늘 IS-K 계획자를 상대로 대테러 작전을 수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IS-K는 IS의 아프간 분파로, 이슬람국가 호라산 지부를 뜻한다.

어번 대변인은 “아프간 낭가르하르 지방에서 드론 공습이 이뤄졌다”며 “우리는 목표물을 제거했다. 민간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목표물이 이번 공항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방부 관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드론 공습을 승인했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세부 명령을 내렸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아프간 카불 공항에서 IS의 자살폭탄테러로 170명의 아프간인과 13명의 미군이 사망한 지 48시간도 채 되지 않아 반격한 것이다.

미군의 이같이 빠른 보복 속도는 IS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수년간의 세계 극단주의자들을 목표로 한 공습 경험이 반영됐다. 그러나 동시에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극단주의 단체들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미군 권력의 한계도 보여준다.

이번 공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 대국민발표를 통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개시됐다. 미 국방부 지도자들은 이날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어떤 보복 조치를 취하든지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카불 공항에는 약 5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군의 카불 철수가 나흘 남은 가운데 백악관은 IS가 다시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이번 공습을 감행했다.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최소 12명의 미군이 숨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 폭탄 테러에 관한 연설 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최소 12명의 미군이 숨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 폭탄 테러에 관한 연설 중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절대 용서하지 않고 잊지 않겠다"라며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은 이번 광란의 대피가 끝날 무렵에 또 한 번의 치명적인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젠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보팀이 암울한 전망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테러 이튿날 공항 공격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거의 나오지 않았으나 미국 구방부는 두 곳에서 자살폭탄테러가 있었다는 당초 보고를 수정해 애비 게이트에서만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 당국은 이번 테러에 사용된 자살 조끼는 약 11㎏의 폭발물을 운반했으며 파편들도 실려 있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자살 폭탄은 일반적으로 2~4㎏의 폭발물을 싣고 다닌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근거지를 둔 잠재적인 극단주의 단체들의 위협을 억제하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위협은 군 병력이 주둔하지 않는 이상 미 정보 자산이 줄어들면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가이자 상원 정보위원회 부국장인 에밀리 하딩은 미국이 아프간 국경 너머에서 테러 위협을 감시하고 공격할 수 있을 것이란 바이든 대통령의 확신에 의심이 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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