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90명이 전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28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전경. ⓒ천지일보 2021.8.2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90명이 전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28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전경. ⓒ천지일보 2021.8.28

전날 아프간인 390명 인재개발원 입소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한국인들 도와주신 분들이 어려움에 부닥쳐졌는데 당연히 우리가 도와야죠.”

“왜 하필 진천군이냐고요. 지난해 1월에 우한 교민 코로나 확진자 수용도 그렇고 이번엔 아프간인 수용이라니 무슨 동네북도 아니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했던 아프간인 특별기여자 390명을 품은 충북 진천군 주민들의 결단에 국민들이 진천 특산물 구매로 보답에 나서는 등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타국인을 수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을 알기 때문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28일 천지일보는 주민들을 만나봤다. 주민들 가운데는 이들의 수용을 찬성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전날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임시 생활지원시설에 입소한 아프간인들은 2주간 격리 생활을 하고 이후에는 정착지가 정해질 때까지 6∼8주가량 이곳에 머물며 사회 적응 교육을 받게 된다. 정부는 인재개발원 외곽을 경찰 1개 기동대가 24시간 순찰하고 기숙사 내부는 법무부 요원 14명이 관리키로 했다.

인재개발원 주변은 지나다니는 한 사람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했다. 경찰차와 도시락을 실은 차량만이 출입구에 설치된 검문소를 지나 건물 안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인재개발원에서 전방 1㎞ 내외에 많은 아파트가 들어 서 있었다. 이곳은 진천 혁신도시로 주위에 대기업과 공단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생겨난 지는 불과 2년 정도밖에 안 됐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90명이 전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28일 충북 진천군 인재개발원 인근에서 경찰들이 행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천지일보 2021.8.2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90명이 전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28일 충북 진천군 인재개발원 인근에서 경찰들이 행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천지일보 2021.8.28

법무부에 따르면 인재개발원에서 퇴소한 이후 이들의 거주와 관련해선 강제로 거주제한은 할 수 없으며 퇴소 후에는 각자의 의사에 따라 편한 곳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법무부가 도울 예정이다.

진천군에서 태어나 20여 년 동안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이상덕(50, 남)씨는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전 세계가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 난민들도 받아준다는데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아울러 이번에 여기로 온 아프간인들은 우리나라에 협조한 신분이 확실한 사람이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슬람 종교에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며 “친구 중에 우즈베키스탄이나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있다. 이들 모두 무슬림인데 다들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 바로 옆에 있는 음성군만 보더라도 북한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온 새터민들이 많다. 처음에 정착하기는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며 “아프간인들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도와준 계기로 국제사회에서 많은 이점으로 공사 수주 등으로 흐름이 이어진다면 국익에도 엄청날 것이며 한국인이 피하는 3D업종에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좋은 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다른 주민인 이상철(가명, 37)씨도 아프간인 수용에 대해 찬성했다. 그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른 곳에서 이주한 분들이고, 또 평균연령이 40.6세로 젊은 사람들이 대다수여서 고령층에 비해 개방적이라 아프간인 수용에 대해 대부분 찬성하는 것으로 안다”며 “우려되는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천군에 아프간 협력자들이 자리한 데 대한 반대의견도 컸다.

진천군에서 태어난 토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순영(가명, 31)씨는 “사람의 흔적이 드문 산골짜기라든지 시골 같은데 수용할 것이지 왜 어린아이들이 많은 이곳으로 수용하냐”면서 “6주만 있다가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도 사람 일이라는 것이 모르지 않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린 딸이 2명이 있는데 너무 걱정된다”며 “이슬람 문화권은 여성 인권을 무시한다는데 지금은 아무 일 없다 해도 몇십 년이 지나면 그들의 수가 불어나 우리에게 손해를 끼치면 어떡하냐”고 우려했다.

이어 “그들도 불쌍하긴 한데 코로나로 인해 우리도 어려운 처지다. 저 사람들 와있으면 장사도 안된다. 어제 도착한 이후로 밤에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며 “그렇다고 정부에서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유모차를 이끌고 장을 보러 나온 김인수(가명, 40)씨도 반대했다. 그는 “이건 무슨 공산당도 아니고, 주민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정부 마음대로 정책을 결정해버렸다”며 “아프간사람들이 이곳에서 눌러살까 봐 너무 걱정된다”며 “단기방문(C-3)비자를 발급한 뒤, 시행령 개정 후 절차를 거쳐 장기체류 자격인 거주(F-2)비자를 부여한다고 들었다. 이들이 이곳에 이슬람 사원도 세우고 이슬람화시키는 것은 아닌지”라고 우려했다.

이어 “또 밤에 인재개발원에서 도망 나올지도 모른다. 코로나 위험도 있고 범죄를 저지를지도 모르지 않냐”면서 “이곳으로 온 아프간인 중에 혹여나 테러리스트가 포함됐을 줄 누가 알겠냐”고 반문했다.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90명이 전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28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 아프간인들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천지일보 2021.8.2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과거 한국 정부와 협력했던 아프가니스탄인과 그 가족 390명이 전날 충북 진천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가운데 28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정문 앞에 아프간인들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천지일보 202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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