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DJ 기일 앞두고 호남행… 텃밭 쟁탈전 돌입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오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나란히 호남을 찾았다. 민주당의 최대 텃밭이자 전략적 요충지인 지역 표심을 공략하면서 대선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려는 행보다.

이 지사는 14일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를 시작으로 1박 2일간의 전남 일정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세월호 선체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찾은 이 지사는 페이스북에 “세월호 이후의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제1 책무를 아프게 새기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 지사는 김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기 위해 신안 하의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이 지사의 방문길에는 김 전 대통령의 3남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동행했다. 이날 전남 서부권을 훑은 이 지사는 15일 여수시와 순천시 등 전남 동부권을 다니며 시민‧당원들과 만날 예정이다.

김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한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13일)부터 2박 3일에 걸쳐 광주와 전남, 전북 곳곳을 누비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역에서 4선 국회의원‧도지사를 지내면서 정치적 기반을 닦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재개발현장 붕괴 참사 희생자 유가족과 만나 “완벽한 진상 규명과 남김 없는 책임자 처벌, 피해자에 대한 최대한의 복구 노력,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전북으로 이동해 국무총리 시절 사업 계획을 확정 지었던 고창 노을대교 현장을 방문했다. 15일에는 전주에서 전북 지역 표심 잡기에 나선다.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는 1위 자리를, 이 전 대표는 반등세를 굳히기 위해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한 광주‧전남‧전북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0%가 거주하는 호남은 경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특정 후보에 대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민주당 지지자 전반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두 후보의 호남 주도권 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여권 내 유력 대선 주자인 양측의 신경전도 격화하는 모양새다. 이 지사 측은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을 ‘매표정치’라고 비판한 이 전 대표에 반격을 가했다. 남영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아무리 다급해도 ‘반역행위’나 ‘매표정치’는 자기 발등을 찍는 표현”이라며 “불과 두 달 전 민주당 당론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100% 지원’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측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내 사람 심기’가 도민에 대한 책임인가”라며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이 지사를 비판한 글을 공유했는데 해당 글은 “이 지사는 경기도의회와의 심의는 커녕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전 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한 후, 도의회의 확정적 제안인양 발표했다”며 “2021년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탈을 쓴 또다른 독재의 탄생을 걱정해야 하는 건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