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출처: 연합뉴스)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 재확산에 공장 중단

반도체 수급난에 생산 차질

파업 수순 밟는 기아 노조

GM·르노도 줄다리기 계속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자동차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부품 수급 부족과 이에 따른 생산 차질이 예상된다. 또한 확진자가 발생 시 공장 생산 라인이 중단되는 위험도 도사린다. 여기에 기아와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는 임금·단체 협상 타결을 위한 줄다리기가 한창으로 자동차 업계에 먹구름이 끼고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부품 공장이 있는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악화하면서 현지 공장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하반기에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일부 라인은 최근 반도체 수습 상황이 불안해지자 이번 주말 특근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재확산하면서 일부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 된 것이다.

말레이시아에는 독일 인피니온과 스위스 ST마이크로 등 총 25개의 반도체 공급업체가 모여 있는 동남아 최대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지다. 하지만 지난달 이곳에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주요 공장 가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이에 이달 한국으로 수출되는 엔진 및 카메라용 반도체 수출물량이 크게 줄어들며 현대차 생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GM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국GM은 다음 달 부평 1공장 근무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해 가동률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때문이다. 부평 1공장은 수출 전략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가 생산되는 곳이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상반기 8만 1991대가 수출됐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또한 국내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국내 완성차 공장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공장 문을 여러 번 닫아왔다.

기아 오토랜드. (출처: 연합뉴스)
기아 오토랜드. (출처: 연합뉴스)

여기에 기아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면서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도 임금·단체 협상 타결을 위한 줄다리기 중이다.

기아 노조는 10일 전체 조합원(2만 8527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2만 4710명(투표율 86.6%)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2만 1090명(73.9%)이 찬성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했다.

앞서 기아 노조는 지난달 20일 사측에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같은 달 30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고, 이날 찬반투표에서도 쟁의행위가 가결돼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기아 노조는 임금 월 9만 9000원 인상, 근로시간을 주 35시간으로 단축하고, 만 65세까지 정년을 연장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아직 별도 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양측은 다음 달 추석 연휴 전 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아 노조는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을 이어오고 있어 올해 역시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같은 날 한국GM 노조는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청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GM)지부는 이날 확대간부합동회의를 열고 사측에 교섭 재개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노사가 2개월간의 교섭 끝에 마련한 임금협상(임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51.1%의 반대표로 부결됐다. 도출했던 합의안에는 호봉 승급분을 포함해 기본급을 3만원 인상, 450만원의 일시·격려금 지급 등에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임단협도 마무리 짓지 못한 르노삼성차도 이번 주 교섭을 재개한다. 노조는 이번주 사측의 추가 제시안을 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 실시 여부 등을 정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7만 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2020·2021년 임단협 통합 교섭, 기본급 동결 보상금 200만원과 생산성 격려금 1인당 평균 200만원 등 총 80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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