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한마디] 현 정부에서 한일관계는 이대로 끝날 것인가?
[외교 한마디] 현 정부에서 한일관계는 이대로 끝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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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환 유라시아전략연구소장/전 주러시아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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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7월 19일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함으로써 올림픽 참석을 계기로 추진했던 한일정상회담 개최도 무산됐다. 일본은 올림픽이 끝나면 바로 선거체제로 들어가기 때문에 문 대통령 임기 말에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다. 문재인 정부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사실상 백지화하면서 시작된 한일 갈등은 이후 한국 법원의 2018년 징용 배상 판결 및 2020년 위안부 배상 판결로 더욱 커지고 확대됐다. 그 과정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및 주일 한국 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 늑장 부여, 한국의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 거부 및 일본 상품 불매운동 등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와 같이 악화된 한일관계를 결국 개선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칠 셈인가?

이번 도쿄올림픽 계기 방일 추진과정에서도 드러났지만 현 정부는 한일관계의 회복에 열의를 갖고 있지 않아 보인다. 이웃의 올림픽이라는 큰 잔치에 가면서 ‘특별한 예우’와 국내용 ‘성과’를 위한 일본의 협조를 요구했을 뿐이고 일본이 기대하는 한일관계 파탄의 핵심 이슈인 징용공 및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은 준비하지 않았다. 올림픽 개막식 참석이 일본에 대해 크게 호의라도 베푸는 것으로 생각한 것인가? 국제사회에서 바로 이웃 국가에서 올림픽이 열리면 정상이 참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한 관례에 따라 2018년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일본의 아베 총리가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한일관계 회복에 대해 진정성이 있다면 사실 이번 올림픽이 아니라 다른 시기에 방일을 추진했어야 했다. 지난 6월 G7 정상회담 때는 약식 회동을 추진했다는데 다자 행사에서 잠시 만나는 경우 양국 간에 합의된 안을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심각한 현안의 해결을 심도 있게 논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문재인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와 한미일간 지소미아의 안정화를 주고받는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일본으로서는 그러한 제안을 수락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소미아는 한미일 간 체제로서 지난번에 한국이 지소미아 파기로 일본을 압박했을 때 미국의 요청으로 마지막 순간 한국이 강경 입장을 내려놓아 한국의 유력한 카드가 될 수 없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즉, 일본으로서는 한국이 지소미아를 원위치시키는 것에 대해 무언가를 반대급부로 제공할 이유가 별무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한편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하여 문재인 대통령은 7월 2일 대한민국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성과 간담회에서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소부장 분야의 자립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는데 진정 자신감이 있다면 일본에 대해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않다. 현 정부는 이번 기회에 어떻게 해서든지 ‘합의’를 하나 건지려고 적당히 교환의 배합을 만든 것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 마디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은 한국 정부가 징용 및 위안부 배상 판결과 관련해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그것이 없이는 정상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국은 이제까지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것이 없다. 한국 정부가 당사자들에게 지급하고 일본 측에 대해 구상권을 갖되 실제로는 행사하지 않는다는 방안이 비공식적으로 거론된 적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 현 정부는 이런 핵심 이슈에 대해서 일본이 관심을 보일만 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무언가 ‘합의’를 끌어내 국내적으로 홍보하고 한일관계가 이렇게 된 데 대한 책임감을 덜어 보자는 계산이었을 것이다. 핵심 이슈에 대해 한국이 대안을 계속 제시하지 않아 일본이 정상회담 개최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주한 일본대사관 직원의 부적절한 발언은 무조건 대일 강경을 기조로 하는 현 정부의 발목을 잡아 결국 정상회담 개최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지난 4년간 ‘반일 몰이’ 정책 기조에 따라 한일관계를 다룬 결과는 무엇인가? 일본은 국제사회에 대해 한국은 ‘국제법을 지키지 않는 나라’라고 떠들고 있고, 국내 법원의 판결은 갈지자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 한국은 정상회담을 개최하자고 가해자 일본에 간청(?)하고 있다. 그리고 한일관계의 악화는 대미국 및 대중국 관계에서 한국의 입지를 약화시킨다. 그런데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일관계가 이렇게 흘러갈 경우 지난 4년 문재인 정부의 대일본 정책 입안에 참여했던 고위공무원들은 어떤 변명을 할지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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