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물류비도 제품가격에 전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2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상당수가 최근 오른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를 판매 가격에 이미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5월 12일∼6월 2일 전국 465개 업체(제조업 340개·도소매 91개·건설 34개)를 대상으로 진행한 ‘원자재가·물류비 상승, 부품 조달 애로 등이 기업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93.2%는 작년 평균보다 높은 가격으로 원자재 계약을 체결했고, 83.3%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원자재 가격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조업체의 53.8%(복수응답)는 ‘원가 절감’, 49.2%는 ‘판매가격 조정’을 택했다.
상품 판매가격 전가율이 20%를 넘는다고 답한 제조업체도 거의 절반(48.2%)에 이르렀다.
생산 투입물이나 상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조·도소매업체 가운데 32.3%는 “올해 물류비가 작년 평균 물류비보다 20% 이상 올랐다”고 답했다.
운송 지연 기간은 평균 17.4일로 집계됐지만, “3주 이상 지연됐다”고 호소한 업체도 21.6%에 이르렀다.
물류비 상승과 운송 지연에 업체들은 ▲고객과 협의(35.8%) ▲배송빈도·경로개선 등(31.2%) ▲비축 재고 사용(26.6%) ▲제품가격 인상(14.9%) 등의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송두석 한은 지역협력실장은 “상당수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분 등을 상품 가격에 전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자재 가격이나 물류비 상승이 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조업체의 33.3%는 부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부족한 부품은 주로 반도체 등 전자부품(51.8%), 일반기계(31.3%), 금속가공품(18.1%) 등이었다.
부품 수급 정상화 시기에 대한 질문에 업체의 47.6%는 내년 이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